[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제프 블래터(79)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5선에 성공하자 의기양양한 목소리를 냈다. 비리의 몸통으로 지적 받고도 면죄부를 얻자 부정 부패 의혹은 자신과 상관이 없다는 듯 신뢰 회복을 외쳤다.
하지만 당선 이후에도 블래터 회장을 겨냥한 미국의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막강하던 블래터의 17년 시대가 막을 내렸다. 연임이 확정되고 불과 나흘 만에 블래터 회장이 사임을 발표했다.
블래터 회장은 3일(한국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FIFA 회장을 계속 맡는 것에 모두 찬성한 것이 아니었다"며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비리 스캔들이 블래터 회장을 낙마시켰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1998년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에 이어 FIFA의 대권을 잡은 블래터 회장은 독단적이며 불투명한 행정으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블래터 회장은 재임 기간 FIFA를 가장 강력하고 돈이 많은 단체로 만들었고 대륙별로 고른 분배를 하며 지지기반을 유지했다. 최근 선거에서도 블래터 회장은 축구 약소국인 아시아와 아프리카, 북중미의 지지가 잘 나타났다.
불투명하지만 확실한 성과를 내는 것으로 자신의 시대를 만들어왔던 블래터 회장은 모순되게도 불투명함에 발목이 잡혔다.
선거를 앞두고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장기간 블래터 회장을 도왔던 고위 간부들에게 공갈 및 금융사기, 돈세탁, 탈세, 국외계좌 운영 등 47개의 혐의를 적용했다. 블래터 회장은 체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여러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계속해서 수사를 이어가던 FBI는 이틀 전 블래터 회장의 오른팔인 제롬 발케 사무총장을 1천만 달러 뇌물 전달 혐의로 기소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FIFA 계좌에서 빠져나간 뇌물자금으로 봤고 블래터 회장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좁혀오는 수사망에 압박감을 느낀 블래터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를 결정했다. 사임 직후 미국 ABC 방송은 "FBI가 블래터 회장을 수사 대상에 올려놓았다"고 전해 비리 의혹이 결정적인 사임 이유임에 무게를 실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블래터 ⓒ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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