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이야기가 나왔지만 공론화되지는 못했었던 주제를 꺼내려고 한다. 바로 프로야구 공인구의 반발력과 관련된 문제다.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개 공인구 제조 업체의 수시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꽤 여파가 컸다. 3개 회사 중 한 곳이 생산하는 공인구의 반발계수 수치가 기준을 초과(기준치 0.004 초과)해 제조 기준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해당 회사는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받고, 공을 모두 교체하는 시정 조치를 취했다.
야구를 오래하다보면 타자가 친 타구가 날아가는 모양새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내 견해로는, 현재 우리 리그 타자들의 타구는 전체적으로 예상보다 멀리 뻗어나가는듯 하다. 물론 프로야구 초창기에 비교했을때 당연히 타자들의 기술이 발전했고, 장비도 진화했단 사실은 알고있다.
과거에는 잠실구장의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칠 경우 평생 보험을 상품으로 줄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은 하위 타순 타자들도 가끔씩 잠실구장 센터를 넘기는 홈런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무리 타자들이 진화,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초창기 타자들과 지금 타자들의 힘 차이가 그 정도로 많이 날까 의구심이 든다. 최근 선수들의 타구를 보면 골프공이 날아가는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최근 한화에서 수석코치로 있을 때에도 같은 생각을 했다. KBO에 직접 문의를 한 적도 있다. 그때 돌아온 답변으로는, 예전에 사용하던 공인구와 지금 공인구를 같은 위치에서 떨어트렸을때 반발력이 큰 차이가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 그정도로 공인구의 반발력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세밀하지 못한 것 같다. 어떤 전문가는 반발 계수 기준치 안에서만 왔다갔다 해도 비거리가 3~5m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반발 계수 기준이 1~5라고 했을때 어느 공이 3이고 다른 하나는 5라고 쳤을때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이야기다.
최근 투수전보다 타격전이 많은 쪽으로 리그 분위기가 바뀐 것도 공인구 문제와 관련이 아주 없지는 않은 것 같다. 아주 미세한 차이라고 해도 결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어느정도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정확한 기준을 가지고 공인구 통일에 앞장설 때다. 물론 투수들의 성향에 따라 좋아하는 스타일의 공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일시적이다. 적확한 기준을 갖춘 통일구가 도입된다면 리그 투수들도 곧 손에 익힐 수 있게 되어 있다.
엑스포츠뉴스 해설위원
[사진=2013WBC 당시 사용한 공인구 ⓒ KBO]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