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벌써 10연패. KIA는 넥센만 만나면 작아진다.
KIA 타이거즈는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에서 4-5로 패했다. 사실 KIA로서는 조금 아쉬운 승부였다. 선발 매치업이 홍건희-앤디 밴헤켄이어서 처음부터 무게는 넥센쪽으로 기울었다. 더군다나 밴헤켄과의 상대 전적도 크게 밀렸다.
하지만 행운이 따랐다. 상대 실수가 겹치면서 1점, 1점 따라붙다보니 4-4 동점을 만드는 것까지 성공했다. 해볼만 한 경기가 됐다. 그러나 승부는 무척이나 허망하게 결론났다. 9회말 '홈런왕' 박병호가 굿바이 홈런을 터트리며 KIA가 패했다.
넥센에 비교해 훨씬 가벼운 라인업을 들고 팽팽한 승부를 펼친 것은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 오히려 이은총, 이홍구, 한승혁처럼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부쩍 성장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KIA 투수진은 넥센에게 단 4개의 안타만 내줬다. 물론 이 4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홍건희가 윤석민에게 홈런을 맞은 가운데 몰린 공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3개는 상대의 스윙 타이밍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팀을 상대로 10경기 연속 패했다는 사실은 곱씹어볼 가치가 있다. 지난해 7월 5일 목동 경기 이후 2시즌에 걸쳐 내리 10경기를 내줬다. 상대 전적에서 약하기로 유명(?)한 삼성전보다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더 처참하다. 넥센만 만나면 경기가 꼬이면서 쉽게 풀어나가지 못한다.
지난해와 올해 KIA는 전혀 다른 팀이다. 일단 사람이 다르다. 선수 라인업이 반 이상 다르고, 주요 코칭스태프가 다 바뀌었다. 더군다나 김기태 감독과 염경엽 감독이 절친한 사이라는 사실이 두팀의 맞대결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염경엽 감독은 KIA와의 상대 전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을 '심리적 문제'로 봤다. "선수 개개인이 자신감을 갖고 있으면 경기 자체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삼성 임창용에게 약하고, 윤석민이 두산이나 한화를 만나면 펄펄 나는 것처럼 심리적인 자신감이 승리를 부른다. 우리랑 만날때 KIA는 경기 내용이 이상하게 자꾸 말리는 쪽이었다"는게 염 감독의 견해다.
전력적인 무게감도 배제할 수 없다. 냉정히 말해 KIA의 선발 라인업과 넥센의 선발 라인업의 경중을 따지면 넥센쪽 무게가 훨씬 더 무겁다. 그래서 KIA가 선발 매치업에서 밀린 경기에서는 반드시 넥센 선발을 공략해야 승산이 생긴다. 경기 후반부 조상우를 비롯한 필승조가 등판하면 승률은 더 희박해진다. 이에 비해 리그 최강의 파괴력을 갖춘 넥센 타선은 KIA 마운드를 끊임없이 두드린다. 8일 경기에서 넥센이 안타 4개, 그것도 홈런 4개로 승리를 완성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다. KIA는 더 많은 안타를 치고도 후속타 부실로 패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상대 10연패에 빠졌다. 단순한 1패로 넘기기엔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9일 경기에는 유독 목동에 강한 서재응이 선발로 나선다. '맏형' 서재응이 팀 연패를 끊는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