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성인들의 연애 상담을 다루는 발칙한 토크쇼 '마녀사냥'이 개편 후 첫 전파를 탄다. 이전과 달리 일반인이 패널로 참여하는 방식이 과연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큰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7일 JTBC에 따르면 '마녀사냥' 제작진은 4월 봄 개편을 맞아 2부 코너에 전반적인 변화를 줬다. '그린라이트를 꺼줘'를 책임졌던 곽정은 한혜진 홍석천이 하차하고, 세트와 콘셉트도 바꿨다.
특히 연애 고민을 가진 실제 사연의 주인공들이 자리를 채운다. 이들은 개편 첫 녹화에서 현재 좋아하는 상대와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그동안 주고받았던 문자 메시지까지 공개하고, 진행자들과 어떻게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지에 대한 생각도 나눈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그동안 코너를 진행하며 사연의 주인공들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진행자와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기 위한 기획이다"고 설명했다.
방송 프로그램 중 드물게 '19세 이상 관람가'인 '마녀사냥'은 87회 동안 이어져왔다. 지난해 1월 17일 방송에서는 3.7% 시청률(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를 탔다. 성생활에 대해 속 시원하게 털어놓는 공간이 없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곽정은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사랑과 연애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밝혀왔다. 한혜진은 허지웅 성시경과 묘한 기류를 만들면서 재미를 더했고, 홍석천은 성 소수자로서의 시각을 전했다. 이들의 활약이 시청률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회가 거듭되면서 묘한 '권태'가 찾아왔다. 매회 초대손님이 등장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시청자들은 곽정은 한혜진 홍석천이 밝히는 연애관에 익숙해져갔다. 다양한 사연 속에서 개인 경험을 풀어내야 하는 고정 패널의 한계이자, 시청자와의 공감대가 약해진 원인이 됐다.
제작진이 일반인을 스튜디오로 직접 부르기로 한 것도 시청자와의 '끈'을 강하게 하기 위한 시도이다. 단지 일반인이 사연을 보내고 진행자와 패널이 그것을 읽고 해석하는 것만으로는 '거리감'이라는 벽을 넘어설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반인을 스튜디오에 등장시키는 것은 참신한 면과 함께 위험이 아울러 도사린다. 카메라에 낯선 이들을 방송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기 위해 신동엽, 성시경 등 진행진의 노련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이다. 또 자칫 자극적인 흥미를 위해 사연을 과정하거나 연애 상대에 대한 배려를 놓치거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등의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결국 새로운 포맷이 성공하려면 출연진이 주인공의 사연에 대해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재미와 고민을 공유하겠다는 자세가 바탕이 돼야 할 것이다. 사실 그런 자세야말로 '마녀사냥'을 여태까지 인기 프로그램으로 끌고 온 힘이 아니던가.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마녀사냥' 출연진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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