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구, 나유리 기자] 잘생긴 외모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빛나는 스타성이다.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에서 가장 '핫'한 선수는 지금까지 단연 구자욱(22)이다. 상무 야구단을 제대하고 팀에 복귀한 후 스프링캠프에서 주목을 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구자욱이 이렇게 빨리, 또 잘 1군에 적응하리라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채태인의 부상 공백을 촘촘히 메우면서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이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선 10일 대구 KIA전.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가 완성된 이 경기에서도 구자욱의 스타성은 반짝반짝 빛이 났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최고 화제는 단연 채태인의 복귀였다. 왼쪽 무릎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에서도 제외됐었던 채태인은 2군에서 3경기에 출전해 경기 감각을 조율한 후 마침내 돌아왔다. 모처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채태인은 "아직 무릎에 통증이 조금 남아있지만 자리를 빼앗길 것 같아서 빨리 왔다. 2군에 있는 동안에도 텔레비전 중계로 계속해서 상대 투수들을 체크했다. 솔직히 조바심이 났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채태인이 3회말 두번째 타석에서 초구 파울을 쳐낸 이후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 것. 끝까지 승부를 펼쳐 볼넷을 골랐지만 곧바로 대주자 구자욱으로 교체됐다.
그리고 교체 투입된 구자욱은 이날 경기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5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을 맞이해 리드를 되찾아오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KIA의 선발 필립 험버를 흔드는 홈런이었다. 동시에 대선배 이승엽, 최형우를 제치고 팀내 홈런 2위(3개)로 올라섰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6회말에는 찬스를 살리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연장 11회말 막중한 임무를 띈 첫 타자로 안타를 터트렸고,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전날(9일) 롯데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던 구자욱은 이틀 연속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활약을 했다.
9일 경기 이전까지 4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던 그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중요한 경기에서 보란듯이 알토란 같은 역할을 소화해낸다. '준비된 신인' 구자욱의 1군 첫 해는 이렇게 무르익고 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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