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시즌 초반 브렛 필(31,KIA)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KIA 타이거즈가 개막 이후 3연승을 내달렸다. 승리 패턴도 다양했다. 1차전에서는 팽팽한 투수전 끝에 헨리 소사의 잘 제구된 공을 좋은 스윙으로 결승포를 터트린 이범호의 활약으로, 2차전에서는 끌려가는 경기 끝에 후반 집중력을 앞세운 끝내기 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다.
비와 짙은 안개로 31일 첫 원정 경기가 순연됐지만, KIA는 흐름을 잃지 않고 승수를 쌓았다. 시범경기에서 들쑥날쑥한 피칭으로 반신반의 했던 외국인 투수 조쉬 스틴슨이 SK 타선을 단 2피안타로 잠재우는 호투를 펼쳤다. 타선은 'KIA 킬러'로 유명한 김광현에게 전체적으로 밀렸지만,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알뜰하게 점수를 쌓았다. 결국 마무리 윤석민으로 이어지는 승리를 완성했다.
개막 이후 3경기에서 가장 인상깊은 타자는 단연 필이다. LG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2루타 한개로 타격감을 조율했던 필은 2차전에서 끝내기 역전 투런 홈런을 포함해 2홈런 5타점으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SK전도 마찬가지. 4회 선취 득점 과정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고, 이것이 결승타가 됐다. 2경기 연속 결승타다.
외국인 선수 운용에 있어서 KIA가 지난해와 가장 다른 점은 '필을 매일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KIA는 마무리 투수로 하이로 어센시오를 기용했다. 한 시즌을 돌아봤을때 어센시오 자체의 활약은 크게 좋지도, 그렇다고 결코 나쁘지도 않은 정도였다. 그러나 결국 8위로 마친 팀 성적을 감안했을 때 3장 뿐인 외국인 카드를 마무리에 쓴 것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더욱이 KBO리그 규정상 1경기에 외국인 선수가 2명만 출전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필이었다. 전반기 홀튼, 후반기 토마스가 선발로 나가는 날은 필을 볼 수 없었다. 마무리 어센시오가 등판해야하는 상황이 올지 모르니 필이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이다. 외인 선발이 나가고도 필을 볼 수 있는 날은, 승패가 확실히 기운 경기 후반 대타 출전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KIA가 윤석민을 마무리로 기용하면서 필이 매일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티끌만큼의 아쉬움 없이 외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다. 지난해에는 출전 문제 그리고 사구로 인한 부상 공백 때문에 필 개인에게도 아쉬움이 많았던 터다.
무엇보다 KIA의 가장 큰 이득은 필이 인성까지 완벽한 외인 선수라는 사실이다. 착하고 성실한 성품을 가진 필은 KIA의 어린 선수들에게 인기를 독차지 하는 등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지내고 있다. 또 자신의 첫 딸아이를 지난해 광주에서 출산할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도도 크다.
메이저리그 유망주였던 필이 호랑이 군단의 중심에 섰다. 필과 KIA가 써내려갈 두번째 시즌은 어떤 결말을 낼지 기대가 훨씬 더 커졌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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