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최태환이 '머리 심는 날'을 통해 이 시대 청춘들의 민낯을 실감나게 연기해냈다.
최태환은 27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스페셜 단막 2015'의 '머리 심는 날'에서 조기탈모를 겪고 있는 취업준비생 변인범을 연기했다. 변인범은 취업이 안 되는 이유가 자신의 탈모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모발이식만 하면 자신감을 갖고 새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믿는 인물이다.
이날 드라마의 첫 장면은 불어를 전공한 인범이 면접 현장에서 긴장한 탓에 흑채가 흘러내리며 면접을 망치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인범은 "취업 실패는 내 전공 때문이 아니다. 이놈의 조기 탈모 때문이다"라며 끊임없는 머리관리에 나선다. 그리고 '어디서 돈 좀 안 떨어지나'라고 생각하는 그에게 하늘에서 진짜 '돈벼락'이 떨어지면서 인생에 한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인범이 돈을 그토록 원했던 이유는 특가로 제공되는 모발이식 수술 때문이었다. 하지만 돈을 숨겨놓았던 모텔 방에서 돈이 없어지고 그것을 찾는 과정에서 가정불화로 고민하고, 부상으로 유일한 재능인 복싱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 놓인 박기호(장성범)와 묘한 인연을 쌓아나간다.
사실 허공에 돈을 뿌린 이는 도박판에 빠진 아버지가 싫어 반항하던 기호가 한 행동이었다. '그래도 너는 그 돈을 의미 있게 쓰고 싶은 것 아니냐'며 결국 자신의 손에 돈을 쥐어준 기호 덕분에 인범은 모발 이식 수술을 받게 되고, 자신 있게 면접에 나선다. 하지만 '취업을 위해 가장 크게 노력한 일'에 우물쭈물 대답을 잇지 못하며 결국 면접에 실패한다. 그리고는 그동안의 취업 실패가 '머리' 때문이 아닌 것을 깨닫게 된다.
이어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기호의 연락을 받은 인범은 몸을 던져 그를 구해내지만, 뇌진탕으로 결국 모발 이식 수술을 받은 것은 물거품이 되고 민머리로 살아가게 된다. 그토록 두려워했던 민머리이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이 뭔가 싫지 않은 인범의 모습으로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이처럼 최태환은 '머리 심는 날'을 통해 내, 외적으로 보는 이들의 공감을 사는 현실감 있는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젊은 연기자로서 다소 꺼려질 수도 있는 '탈모 연기'에서도 멋져 보이고 싶은 것을 최대한 배제하고, 온전히 캐릭터에 집중하는 데 힘을 쏟았다. 청년들의 취업과 관련된, 다소 우울할 수 있는 스토리로 보일 수 있었지만, 이를 담백하게 소화해 낸 최태환의 연기 덕분에 극은 유쾌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방송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태환은 "탈모 연기에 부담을 가진 것은 없었다. 탈모를 가진 분들의 시련이나 설움, 억압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고민했다"고 얘기한 바 있다. "단순히 탈모 때문이 아닌, 자기의 문제점들을 합리화시켜버리는 부분을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걱정했던 부분도 욕심을 내려놓고 디테일을 살린 연기로 멋지게 완성해냈다.
'머리 심는 날'을 통해 청춘의 민낯뿐만이 아닌 자신의 민낯까지도 스스럼없이 내보인 최태환이 보여줄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머리 심는 날' 최태환 ⓒ K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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