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3.28 07:00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혹자는 그를 히트곡 많은 명품 발라드 가수라 일컫고, 또다른 누군가는 혜성같이 등장해 예능을 평정한 신인 개그맨이라 오해한다. 그도 그럴 것이, 어디서 무엇을 하든 돋보인다. '그룹'의 노래는 음원차트 1위를 거머쥐었고, '개인'은 각종 토크와 버라이어티를 휘저으며 발군의 예능 감각을 선보였다. 노을 강균성은 데뷔 13년을 맞은 올해, 가요와 예능을 휘어잡은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시간의 틈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말했던가. 강균성은 겨우 만들어낸 '틈' 사이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빨간 눈이 그의 바쁜 스케줄을 짐작케 했지만, 에너지 넘치는 제스쳐와 특유의 달변은 여전했다. 강균성의 인생론을 듣는 듯한 한 시간 남짓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그대로 옮긴다.
▲예능 대세가 됐는데
-어안이 벙벙 그 자체다. 예능에서 보여준 내 모습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내 모습들의 연장선이다. 그 전에는 이슈가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반응이 오니 어안이벙벙하다.
▲요즘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진건가
-모르겠다. 지난 해에도, 재작년에도 화난 비, 화장실 가고싶은 JYP, 슬픈 조관우 등 성대모사를 다 했었다. 아무래도 인터넷 파급력이 크지 않았나 싶다. '짤'이 만들어진다고 해야 하나. 그런 효과를 봤지. 그러다보니 내가 알려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예능을 통해 인지도가 확실히 넓어졌다.
-그렇다. 예전에는 인지도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노을의 노래는 알아도 멤버들은 몰랐을 거다. 나 역시 '천생연분' '엑스맨' '여걸식스'를 통해 아주 조금 인지도를 쌓은 정도? 이번 콘서트에 고정팬 뿐만 아니라 10대 청소년 팬들도 많이 만나게 됐다. 예능을 통해 노을을 알게 되고 우리의 음악까지 좋아하게 된 케이스라고 하더라. 인지도가 올라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내 목표는 우리 음악을 통해 한 사람이 살아가야 할 힘을 얻게 되는 것인데, 우리 음악을 좋아한다는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 얼마나 행복한 지 모른다.
▲많이 바쁘겠다.
-몸이 지치면 마음이 지친다. 그래서 매니저를 통해 어느 정도 쉴 틈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다행히 지난 주보다는 이번 주가 좀 낫다.
▲다양한 예능에 출연했다. 가장 재밌거나, 혹은 어려웠던 프로그램은?
-그냥 내 모습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딱히 어려운 프로그램은 없다. 출연한 예능은 다 각자의 색이 있다. '라스'는 토크 위주라 말로서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가 많았다. '학교'의 경우엔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으니 어찌나 좋았던지. 그들의 고충과 꿈을 들으며 인생을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 '목표'와 '방향성'의 중요성을 얘기해줬다. '무한도전'은 워낙 좋아해서 배꼽을 잡다가 왔다. 내가 출연한 부분 모니터링을 제외하면 5~6년 째 TV를 보지 않는데, '무한도전'만큼은 꾸준히 시청한다.
▲'무한도전' 속 하하와의 호흡이 좋았다.
-하하는 정말 기가 막힌 예능인이다. 상대방의 개성을 잡아내서 밀고 나가는 센스가 넘친다. 상대방을 무안하지 않게 리액션해주고 살려준다. 만약 내가 웃긴 행동을 할 때 하하가 '쟤 왜 저래?'라는 반응을 보였다면, 그 이후의 나의 재밌는 모습은 없었을 거다. 한국에 절대 없어서는 안될 최고의 예능인이라 생각한다.
▲'무한도전' 식스맨 가능성은?
-안달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식스맨을 향한 집착과 욕심이 생기면 눈 앞이 가리워지고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 여유가 사라지니 억지 웃음이 나오게 된다. 나는 그저 순간에 충실하게 즐겼을 뿐이다. 어차피 인터뷰는 방송을 통해 나갈 것이니, 되든 안 되든 유쾌하게 가려고 했다. 행복하게도, 인터뷰가 재밌게 나갔다. 시청자 반응도 좋으니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다른 식스맨 후보들은 참 출중하다. 누가 되더라도 나보단 낫다고 생각될 정도로 다들 대단하신 분들이다.
▲식스맨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부담스럽진 않나
-물론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응원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그 무엇보다 값지고 행복한 것이다. 방송을 통해 각박한 세상 속에서 웃음 한 번 지을 수 있었다면 난 그것만으로 만족하고 감사하다. '무한도전'과 관련해 마음은 많이 내려놨다.
▲사실 '무한도전'을 일컬어 '독이 든 성배'라고 하지 않냐
-'제작진이 날 어떻게 볼까' '시청자는? 멤버들은?' '욕먹으면 어떡하지' 이런 걸 보기 때문이다. 그럼 거기에 갇혀버리게 된다. 아예 이를 신경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신경은 써야 하지만 거기에 눌려서도 안되는 것이다. 난 '그 이상을 바라보는' 쪽에 방향성을 두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
▲노을 멤버들의 반응은 어떤가
-정말 행복한 게, 노을 멤버들이 날 한 마음으로 응원해준다는 것이다. 그룹 활동과 스케줄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그보다 먼저 내가 잘 되길 바라준다. 정말 고마운 부분이다.
▲가수 VS 예능인, 무엇으로 보이고 싶나
-사람들은 뭔가를 하는 것에 집중한다. 노래를 하는지, 예능을 하는지.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어떤 '사람'이 되느냐다. 난 음악을 할 때 메시지를 담는 데 중점을 둔다. 사람을 살리는 음악을 하고 싶고, 그게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다. 예능도 마찬가지다. 각박한 상황에서 웃음을 드려서 삶의 힘을 드리고 싶다. 때문에 음악인이냐 예능인이냐를 구분 짓는건 내겐 무의미하다. 매사에 성실로 임하는 수 밖에 없다. 무엇으로 비춰지는걸 넘어서서 내 자리에서 어떻게 서있을지를 고민하는게 더 중요하다
▲누군가는 '살아남기 위해 예능을 하냐'고 한다.
-난 내가 예능을 하는 걸 '살아남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살면서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굴곡을 겪었다. 이를 통해 많은 걸 깨달았다. 이젠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버는 것에 내 가치를 두지 않는다. 물질과 명예에 가치를 두지 않으니 '살아남기 위해 예능을 한다'는 말도 성립하지 않는다. 그저 시청자에 웃음과 힘과 위로를 드리고 싶을 뿐이다.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예능을 해야한다는 사람들도.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나와는 생각이 다르다. 나는 음악은 음악, 예능은 예능으로 생각한다.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려는 건 아니고, 음악은 음악으로서 떠야 진정한 힘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원래 음악에 담았던 메시지나 마인드가 변질될 수 있으니까.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사진 = 강균성 ⓒ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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