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아쉽게 승리는 내줘야 했지만, 고양 오리온스의 투지와 끈기는 박수받아 마땅했다.
오리온스는 1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80-83으로 패했다. 단 3점을 뒤진 오리온스는 전적 2승3패로 4강 플레이오프 문턱에서 돌아서야 했다.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62-82, 20점 차로 맥없이 첫번째 승리를 내준 오리온스는 재정비해 2차전을 잡았다. 다음 3차전에서 한 점차로 아쉽게 패했지만 다시 4차전에는 승리했다. 물고 물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승부, LG와 오리온스는 외나무다리에서 대망의 5차전을 치렀다.
초반부터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양팀의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1쿼터를 20-20 동점으로 마친 LG와 오리온스는 2쿼터에도 공방전을 이어갔고 43-41, LG가 단 2점 앞선 채로 전반전이 끝났다.
그러나 3쿼터부터 LG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기 시작했다. LG는 김시래와 문태종, 김종규와 제퍼슨이 골고루 활약하면서 점수를 벌려나갔다. 오리온스는 길렌워터가 11점으로 분전했지만 혼자서는 힘들었다. 그러는 사이 점수는 어느덧 71-54, 17점 차까지 벌어졌다.
4쿼터. LG와의 1차전부터 5차전 3쿼터까지 190분의 시간이 흘렀고, 승부는 10분 후 결정나는 상황. 많은 이들이 10분 안에 17점 차를 뒤집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그 10분동안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불을 뿜기 시작했다. 4쿼터 시작과 함께 LG 메시의 득점으로 73-54, 19점 차. 오리온스가 추격을 시작했다.
오리온스의 폭발적인 득점력의 배경에는 촘촘한 수비가 있었다. 오리온스는 풀코트 프레스로 LG의 숨통을 조였고, 흔들린 LG는 실수를 남발하며 공격권을 내줬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숨가쁘게 따라붙었다. 이승현은 혼자서 10점을 내며 존재감을 뽐냈고, 라이온스도 코트를 달궜다. 전정규도 100%의 슛 성공률을 선보이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공은 둥글었다.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오리온스는 80-80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끝내 점수를 뒤집지는 못했다. LG 김종규의 자유투로 점수는 83-80. 오리온스는 외곽슛으로 연장의 기회를 노렸지만 라이온스의 손을 떠난 공은 애석하게도 림을 벗어났고, 결국 오리온스는 고지에 다다랐음에도 승리의 깃발을 꽂지는 못했다.
많은 점수를 따라잡았다는 것은 많은 점수를 뒤져있었다는 것이기에 승리를 위해 오리온스는 처음부터 이런 뒷심을 발휘 할 일이 없었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큰 점수차로 지고 있음에도 오리온스가 보여준 승리에 대한 의지와 끈기는 보는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오리온스는 4쿼터에만 28점을 넣고도 패하면서 '조연'이 됐다. 승자만이 기억되는 승부의 세계, 남은 플레이오프 경기들이 치러지면 오리온스는 순위표의 한 자리로만 남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날 오리온스의 투지만큼은 많은 이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고양 오리온스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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