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삼진 3개에서 '멀티 히트'까지. 고졸 루키의 1군 적응기는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14일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가 열리던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배팅, 수비 훈련으로 경기를 준비하는 LG 선수단 중에는 낯선 얼굴들이 보였다. 양상문 감독은 그중 등번호 '15'를 달고 있는 선수를 가리켜 "고졸 신인 안익훈이다. 2군 캠프에서 좋다는 평가를 받아서 오늘 선발 라인업에 넣어봤다. 익훈이는 중견수 겸 1번타자로 출전한다"고 예고했다.
대전고 출신 96년생 외야수인 안익훈은 지난해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G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신장 176cm에 호리호리한 체격인 안익훈은 고교 3학년때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푼4리 장타율 5할을 기록했다.
비록 애리조나-오키나와에서 1군 선수단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대만 2군 캠프에서 눈도장을 '쾅' 찍은 안익훈은 14일 경기에서 생애 첫 1군 경기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시범경기라고는 해도 신인에게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결과는 4타수 3삼진. 첫 타석에서 스틴슨에게 헛스윙 삼진, 두번째 타석에서 루킹 삼진, 세번째 타석에서 임준섭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난 안익훈은 내야 땅볼 1개와 볼넷 1개로 이날 경기 출전을 마감했다. 양상문 감독은 마지막까지 안익훈을 교체하지 않았다.
다음날인 15일 경기에서는 교체 출전했다. 5회말 수비때 투입된 안익훈은 타석에서 전날과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불행히도(?) 첫 타석에서는 윤석민을 상대해 2볼-2스트라이크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두번째 타석에서 김태영을 상대로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완벽하게 가르는 3루타를 터트렸다. 타구가 외야를 향하는 순간 안익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번개같은 속도로 3루 베이스만 보고 달렸다.
9회초 마지막 공격때도 타석에 들어선 안익훈은 KIA의 마무리 후보 심동섭을 흔드는 좌전 안타를 추가했다. 이번에는 득점까지 성공했다.
아직 얼떨떨한 안익훈은 "그냥 짧게 치려고 했었는데 운이 좋게 배트 중심에 공이 맞았다. 그래서 좋은 결과(3루타)가 나온 것 같다"며 첫 안타 소감을 밝혔다. 신인의 소원은 소박했다. 안익훈은 "앞으로 LG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해맑게 대답했다.
시범경기 1위를 질주하고 있는 LG는 타선의 완벽한 '신구조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병규, 이진영, 정성훈 등 베테랑들의 노련미에 신진 세력들의 활력이 더해진다면 양상문호는 더더욱 강해질 것이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안익훈 ⓒ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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