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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배트' 받은 박진두, 꿈을 휘둘렀다

기사입력 2015.03.15 06:55 / 기사수정 2015.03.14 23:28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우리 2군 4번타자예요. 좋아졌다 그래서 한번 써 볼 생각입니다."

14일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가 열리기 전.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KIA 김기태 감독이 대뜸 타격 훈련 중인 한 선수를 소개했다. 등번호 '07'의 생소한 선수. 박진두였다. 

1996년생으로 광주 진흥고 출신인 박진두는 2차 8라운드로 입단한 올해 프로 2년차 좌투좌타 내야수다. 키 186cm에 체중 120kg, 허벅지 한쪽 사이즈만 29인치로 한 눈에 보기에도 당당한 체격의 박진두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44경기에 출전해 31안타 4홈런 14타점 타율 2할4푼2리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대만 2군 캠프에서 기량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아 시범경기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1군 시범경기 출전을 앞둔 박진두 앞으로 깜짝 선물이 배달됐다. 바로 방망이 한 자루다. 박진두는 "박흥식 코치님이 방망이 한 자루를 대뜸 건네주셨다. 그러시면서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려라'고 하셨다. 알고보니 박병호 선배님이 사용하시는 방망이였다. 감독님이 직접 얻어 가져다 주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사실 박병호가 사용하는 방망이는 34.5인치에 900g으로 평소 박진두가 사용하던 860g짜리보다 좀 더 무겁고 길다. 하지만 박진두는 연습을 할 때도 그리고 경기에 나설 때도 선물받은 방망이를 꼭 지니고 다녔다. 

올해 스무살. 하지만 첫 1군 실전을 앞둔 박진두는 자신감에 차있었다. "1군도 2군과 특별히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하며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는 그는 "지난해까지는 변화구에 무방비로 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처 방법이 생겼다. 직구를 기다리다가 눈에 들어오는 변화구를 치는게 좋다. 타격폼을 특별히 교정하기 보다는 빠른 티볼을 많이 쳤는데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내 스스로도 발전된 것을 느낀다. 지금은 자신이 있다. 기회가 오면 반드시 잡고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한번 써보겠다"는 김기태 감독의 호언대로 박진두는 이날 경기에서 6회말 대타로 첫 타석에 들어섰다. 결과는 헛스윙 삼진 아웃. 정찬헌을 상대한 박진두는 공을 방망이에 맞춰보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나야 했다. 그러나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두번째 타석에서는 4번의 파울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몸에 맞는 볼로 기어이 1루를 밟았다. 

박병호는 김기태 감독이 LG 2군 감독이던 시절 고락을 함께 했던 애제자다. 또 김기태 감독은 지금 박병호의 성공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기뻐하는 스승이다. 그런 김기태 감독이 재능이 있는 어린 선수에게 작은 선물로나마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싶었을 것이다. 첫 타석은 헛스윙으로 끝났지만, 더 먼 곳을 바라보는 박진두의 야구 인생 1막도 지금부터 시작이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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