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뮤지컬 '드림걸즈'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한다. 들을 거리, 볼거리 가득한 쇼뮤지컬에 묵직한 드라마가 얹어지자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됐다.
6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드림걸즈'는 1960년대 전설의 흑인 R&B 여성 그룹 다이애나 로스와 슈프림스를 모티브로, 프리메츠를 연상시키는 드리메츠라는 그룹의 시카고 출신 흑인 소녀들이 가수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렸다.
'드림걸즈'의 주된 이야기는 에피와 디나의 갈등, 그 사이에 드러나는 쇼비즈니스의 잔혹함이다. 극은 쇼뮤지컬에 맞게 LED 조명과 셀 사이 사이의 스크린 무대로 풍성하게 꾸며졌고, 점점 소박해지는 에피와 달리 화려해지는 디나의 의상 변화도 눈여겨 볼 만하다.
하지만 이를 '드림걸즈'의 모든 것으로 규정짓기에는 어딘지 심심하다. '드림걸즈'는 화려한 무대장치와 특수효과 대신 음악과 노래의 힘으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흡입력 있는 음악이 배우들의 풍부한 성량과 만나 '드림걸즈'만의 이야기에 힘이 더해졌다.
그중 극 중 여성그룹 드림즈가 초반부에 펼치는 넘버 'MOVE'는 관객들의 눈을 번뜩이게 한다. 세 사람은 메인 보컬을 중심으로 저마다의 색깔을 드러낸다. 자신들이 치고 빠져야 할 타이밍을 정확하게 보여주며,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또한 감미로운 에피와 화려하고 리드미컬한 드림즈의 노래로 짜여진 '원 나이트 온리'와 듀엣으로 재탄생된 '리슨'도 듣는 이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이 밖에 여성 보컬들 사이에서 김도현과 최민철, 이승원, 이종문이 펼치는 '스테핀 투 더 배드 사이드'는 극의 흐름은 물론 관객들의 볼거리에도 크게 기여한다.
'드림걸즈'는 후반부로 거듭될수록 에피의 감정선이 주목받는다. 리드싱어 자리를 디나에 뺏기고 방황하는 에피는 폭발적이면서도 절제된 감성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꿈의 매개체로 셀을 활용해 셀의 노출정도에 따라 관객들은 에피의 심정변화를 따라갈 수 있다.
극 중 에피 역의 세 배우 차지연, 박혜나, 최현선은 앞선 프레스콜에서 흑인의 소울을 살리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최현선은 엄살섞인 걱정이었음을 증명하듯 풍부한 성량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에피의 기쁨과 슬픔, 울분과 분노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흘러나올 때마다 관객들은 어느새 숨죽인다.
또한 아름다운 외모와 감미로운 목소리가 매력적인 디나 역의 베스티 유지의 성장도 눈에 띈다. 유지는 메인과 서브보컬 어디에 가져다놔도 자신의 역할을 척척 해낸다. 최현선과 대등한 가창력을 선보였기에 몰입은 깨지지 않는다. 아직 대사와 표정, 시선처리 등 연기적인 부분은 다소 아쉽지만 노래가 시작되면 안정된 보컬과 춤,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발군의 기량을 뽐낸다. 극의 클라이막스에서 최현선과 주고받은 '리슨'은 단연 압권으로 꼽힌다.
'드림걸즈'는 쇼뮤지컬로 알려졌지만 드라마적인 부분을 강화하는데 많은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에피의 감정선 이외에도 세 소녀가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나 극 중 커티스(김도현·김준현), 제임스(최민철·박은석)의 내적변화도 비교적 세밀하게 표현됐다. 드라마의 비중을 강화해 음악과의 조화를 잘 살려냈다.
한편 뮤지컬 '드림걸즈'는 2월 26일 개막해 오는 5월 25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드림걸즈 ⓒ 오디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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