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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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랑', 악역이 없어도 좋다

기사입력 2015.03.10 22:16 / 기사수정 2015.03.10 22:17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에는 거대한 악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방송되는 드라마에는 개성 강한 악역이 극 전체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드라마에 활력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호구의 사랑'에서는 그런 악역 대신 아직 드러나지 않은 도도희(유이 분)가 낳은 아이의 아버지를 중심으로 갈등을 구성하고 있다. 갈등만 보이는 것도 아니다. '호구'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일까 '호구의 사랑'은 시청하는데 있어 부담이 없다. 국가대표 수영선수가 미혼모가 되어 이 사실을 숨긴다는 소재 자체는 다소 무겁지만 윤난중 작가와 표민수 연출이 균형을 잡아주고 있다.

호구는 오지랖이 조금 넓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도희를 위해서 쉼이 없다. 미역국을 끓이고, 아이를 돌보고, 심지어 아이의 아빠라고 생각이 되는 변강철(임슬옹)을 찾아가서 아이의 이름을 지으라고 당당히 요구한다.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호구앓이'를 하게 만든다.

변강철은 까칠한 변호사지만 그렇다고 그가 악역인 것도 아니다. 그 역시도 호구에 대한 뿌리 깊은 오해에서 비롯된 순정을 지니고 있는 순정남이다. 도희와 다정하게 지내는 호구를 보며 질투를 느끼고, 벽으로 호구를 밀치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까지하는 남자에 불과하다.

여주인공인 도희는 말할 것도 없다. 찬 바람 쌩쌩 부는 말들로 호구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그렇게 표현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웃을 때 조차 타인을 생각하며 미소지어야 했던 그녀의 삶을 우리가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오빠를 향해 때로는 날카로운 말을 던지고 썸과 밀당에 관해서는 발표를 할정도로 논리정연한 심리학과 대학원생인 호경(이수경)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썸'에 대해 단언하던 그녀도 사실은 변강철을 오랜 시간 마음에 품어왔던 순정녀였다. 따뜻한 감성을 지닌 오빠에게 위로를 받고, 그를 위로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호구 주변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육아휴직이니 하는 것들은 이야기도 하지 말라던 신청재(이시언)와 함께 어시스턴트를 하는 김태희(최재환)는 호구가 데려온 아이가 도희의 아이임을 알고서는 기꺼이 작업실도 내주고 도희를 위해 협조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호구의 부모님도 도희를 보고서 먼저 과일을 깎아서 먹이며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따뜻한 사람들이다.

큰 중심축이 되는 악역이 없지만 시청자들은 "보기 힘들지 않아 좋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등장인물들의 정감어린 모습이 편하게 볼 수 있어 좋다는 것. 꼭 모든 드라마에 연민정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호구의 사랑'은 그 것을 입증하고 있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호구의 사랑ⓒtvN 방송화면]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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