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가수 서태지(본명 정현철·43)가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앙코르 콘서트를 끝으로 정규 9집 활동을 마무리했다. 5년 공백을 깨고 노래를 시작한 5개월 동안 서태지는 '신비주의'라는 껍질을 벗은 채 교감에 집중했다.
서태지밴드 전국투어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앙코르 콘서트가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렸다. 지난해 10월 18일 발표한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이트'와 작별하는 공연이었다.
이날 서태지는 "'콰이어트 나이트' 마지막 공연이다. 평생 기억할 수 있도록 놀고 싶다"면서 콘서트 내내 관객과 하나가 됐다. 그는 관객이 고른 노래로 세트 리스트를 채웠고,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을 휘저었다. 'Take3(테이크3)' 무대에서는 팬이 선물한 기타로 직접 강렬한 사운드를 내뿜었다.
서태지는 "이번 활동에서 여러분과 깊은 마음 속 이야기를 했다. 시기 등 전반적인 조건이 잘 맞아떨어진 듯하다"면서 "살다 보면 힘든 날도 많다. 그 끝에는 내가 서 있겠다"고 말했다.
5년의 공백기를 뚫고 나온 서태지는 이전과 달리 어느덧 기성세대로 접어든 팬들과 소통에 중점을 뒀다. 그는 TV와 SNS를 통해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자택의 문을 열어 팬들을 맞이했다.
서태지는 '콰이어트 나이트'를 발표하기 전 KBS 2TV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그동안 꼭꼭 감쳐져 왔던 근황을 전했다. 그는 아내 이은성(27)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의 태명이 '삑뽁이'라는 것을 시작으로 서태지와 아이들 활동 중에 은퇴한 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서태지는 "은퇴를 어렸을 때 했던 것처럼 그 당시에는 사랑이 잘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녀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남자로서 제가 다 잘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 친구도 자신이 하는 일이 잘되고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며 옛 연인 배우 이지아의 행복을 빌었다.
앞선 활동에서 서태지는 스페셜 방송과 라디오를 통해 팬들을 찾아갔다. 이에 비해 그는 정규 9집을 내놓은 뒤 '작정한 듯' 마음을 열어재쳤다. MBC '무한도전', KBS 2TV '해피투게더' '유희열의 스케치북' JTBC '뉴스룸' 등 다양한 형식의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비쳤으며,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딸 아이의 얼굴을 공개했다.
특히 90년대부터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던 서태지는 정규 9집과 함께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평창동 원정대' 이벤트를 개최해 팬과 직접 소통에 나선 것이다. 그는 평창동 자택에서 팬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등 교감을 넘어 살과 살을 맞댔다.
서태지는 콘서트 현장에서 90년대 찬란하게 빛났던 세대들이 사그라져가는 내용을 담은 '나인티스 아이콘(90s ICON)'을 부를 때면 "우리의 별이었던 스타와 여러분의 인생도 저물어간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새로운 세대를 응원한다. 세대는 진화한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X세대' 대표 아이콘으로 활약했던 서태지는 이제 그를 지지하는 이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서태지는 이제 한 아내의 남편과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그는 그만큼 세상과 벽을 쳤던 두꺼운 옷을 벗어 던지고, 더 홀가분하게 세상과 호흡하기 시작했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서태지 ⓒ 엑스포츠뉴스DB, 서태지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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