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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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보고서] '호구의 사랑' 표민수의 유쾌함은 혼전임신도 무겁지 않다

기사입력 2015.02.25 18:23 / 기사수정 2015.02.25 18:23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호구의 사랑'은 보는 재미가 있다.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계속 피식피식 웃음이 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배우들의 호연이 가슴을 찡하게 만들지만 그러면서도 유쾌함을 놓지 않는다. 거기에는 표민수 연출과 윤난중 작가의 저력이 있다.

원작이 웹툰이라설까, 모든 것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강호구(최우식 분) 만큼 드라마의 시선은 발랄하면서도 따뜻하고 만화적이다. 표민수 연출이 의도한 바와 같다.

표민수 연출은 제작발표회 당시 '인간적이고 행복하고 즐거운' 드라마를 표방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재된 시대에 아날로그에 방점을 찍고 싶었던 그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유쾌한 연출로 드라마의 '보는 재미'를 살리며 호평 받고 있다.

'호구의 사랑'은 매 회 다양한 장면이 화제에 오른다. 첫 회에서는 만화책 도둑을 잡기 위해 추격전을 펼치는 호구의 모습을 속도감 넘치게 표현해냈다. 1인칭 시점으로 헐레벌떡 뛰어가는 화면은 물론 공중에서의 정지 화면까지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고등학생 시절 학교에 전학생으로 나타난 도도희(유이)를 보고 남학생 모두가 바라보는 장면을 만화로 표현한 것도 흥미롭다.



웃음을 주는 장면도 잦다. 변강철(임슬옹)의 어머니이자 교수인 목경진(오영실)과 서로 날을 세운 대화를 나누는 강호경을 마치 게임 속 주인공처럼 표현했다. 또 구두매장에서 변강철에 대한 과거의 복수를 꿈꾸는 강호경(이수경)을 '은행나무 침대'의 황장군의 모습으로 표현해 그 결연한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사실 '호구의 사랑'이 이야기 하는 소재마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촉망받는 국가대표 운동선수의 혼전임신은 만만한 내용이 아니다. 은근한 '섹드립'도 더러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회 전체를 피임도구를 사용하자를 기조로 내세우고도 괜스레 얼굴을 붉히지 않고 볼 수 있었던 것은 두 사람의 힘이다. 윤난중 작가의 팔팔 튀어오르는 대사들에 표민수 연출의 감각이 어우러져 부담스럽지 않고 즐거운 화면을 만든다.



두 사람은 강호구의 발칙한 상상을 동화를 빌려 무겁지 않게 표현했다. 호구는 도도희와 변강철이 피임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하룻밤을 보내 아이가 생긴 것이라고 판단했다. '호구의 사랑'은 노골적인 묘사 대신 빨간모자소녀 도도희와 할머니로 분장한 늑대 변강철로 그 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도희가 모자를 씌우지만 벗어내는 늑대 할머니에게서 두 사람의 묘한 대화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표민수 연출과 윤난중 작가는 무거운 소재를 반드시 엄격하게 이야기하지도, 그렇다고 한없이 가볍지도 않게 균형을 잘 맞춰내고 있다. 아직 보여줄 내용이 가득 남은 '호구의 사랑'이 기대되는 이유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호구의 사랑'ⓒ tvN 방송화면]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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