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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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꿈 없이 살다 스무살에 상경, 쓴맛도 봤죠"(인터뷰)

기사입력 2015.01.30 07:10 / 기사수정 2015.01.30 01:06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래퍼 한해(본명 정한해·25)는 찡그린 듯한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살짝 드러나는 표정 사이에는 수줍은 청년의 맨얼굴이 숨어있다. 스무 살이 돼서야 래퍼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서울로 향한 한해는 자신을 "너무 튀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한해는 그룹 팬텀에서 잠시 떠나 홀로 무대에 오른다.

한해의 첫 솔로 앨범은 '365'로 이름 붙여졌다. 타이틀곡은 '올해의 남자'. 365일 동안 한해가 겪었던 일들을 일기처럼 써내려갔다. 그 정점에 있는 '올해의 남자'는 '내가 너의 올해의 남자가 되겠다'는 가사를 담았다. 이 모든 것들은 1년을 뜻하는 '한해'와 맞물려있다.

"이름이 한해이니까 연관성이 있어 앨범명을 지었어요. 저의 첫 솔로앨범이기도 하고, 제 이야기가 온전히 있는 것 같아서 '365'라고 했죠. '올해의 남자'는 가수도 제목따라 가듯이 스스로 올해의 남자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전하기 위해 선택했죠.(웃음)"

이번 앨범에는 '올해의 남자'를 비롯해 '넥 브레이커' '따뜻하게' '계산은 냅둬' 등 8곡이 실렸다. 한해는 팀 활동 틈틈이 곡을 만들었다. 올해 초 솔로 앨범이 발표한다는 소식을 들은 뒤 3개월간 집중적으로 앨범 작업에 나섰다. 15트랙이 완성됐지만 '365'라는 주제와 어울리지 않은 곡들은 제외했다.

"싱글이나 미니 앨범이 간편하지만 일회성인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많이 기다린 팬들도 실망할 것 같았죠. 제 욕심이 많이 반영돼 8트랙이 포함됐죠. 어렸을 때 좋아했던 모든 가수들의 1집은 명반이었어요. 마음에 드는 앨범이었기에 정규 앨범으로 꼭 내고 싶었죠."

'올해의 남자'는 느릿한 알앤비 장르의 곡이다. 디미너(D.meanor)가 피처링했다. 한해의 소속사에서는 유명 아이돌 멤버를 피처링 가수로 추천했다. 그러나 한해는 노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해 정중히 거절했다. 지인의 소개로 무명에 가까운 디미너를 만났다. 한해는 그와 이야기를 나눈 끝에 함께 호흡을 맞췄다.

"디미너와 친분은 전혀 없었어요. 처음에는 소통하는 부분이 힘들었지만 함께 하다보니 서로 스타일도 알고 마음도 열게되더라고요. '올해의 남자' 결과물이 워낙 좋아서 '따뜻하게'도 같이 작업했죠. 지금은 정말 친한 친구가 됐어요. 디미너가 앨범을 내면 마니아들 사이에서 회자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잘될거에요.(웃음)"

한해는 '365' 모든 트랙에서 마음 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모든 곡들이 뜻 깊지만 그 중에서도 허니패밀리 출신 디기리와 작업한 '넥브레이커'는 특별했다. 한해는 오랫동안 디기리의 팬이었다. 12살 어린 '띠동갑' 한해는 그의 목소리를 꼭 싣고 싶었다.



"처음엔 떨렸지만 디기리 형이 친절하게 해주셔서 재밌게 작업했어요. 몇년 만에 피처링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피처링 제의를 두 번 거절당했죠. 꼭 하고 싶어서 포기할 수 없었어요. 일단 디기리 형에게 곡을 보내주고 그 속에 '디기리'라는 가사도 넣었죠. 라이머 대표님에게도 따로 부탁드렸더니 결국 항복하셨어요."

하루가 다르게 래퍼들의 등장이 이어지는 가요계에서는 실력파 래퍼들의 각축전이 벌어진다. 각자의 색깔로 까다로운 힙합 마니아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 것. 그 속에서 래퍼 고유의 성격도 배어나오기 마련이다.

"가사에는 저만의 어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가사 안에서 남들이 안 쓰는 단어와 시선을 많이 담으려고 하죠. 그러면서도 진정성을 발휘하는 게 가장 중요한 듯해요. 일상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앨범 만드는 것 자체가 연습이 되죠."

한해와 키겐, 산체스가 모인 팬텀은 2011년 데뷔 싱글 앨범 '얼굴 뚫어지겠다'를 발표했다. 반응은 좋았지만 4년간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에 앞서 한해는 블락비의 원년 멤버로 활동했지만 팀을 떠나게됐다. 그는 최근에도 음악적 동료로 지코와 만나고 있다. 굴곡이 많은 가수 생활이었지만 정작 한해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가수가 되는 꿈을 꾸진 않았다.

"초등학생 때부터 힙합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꿈 없이 살아가다 대학교 국제무역학과에 입학했죠. 너무 재미 없어 휴학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연줄도 없이 부산에서 서울로 왔죠. 1년 동안 소속사를 찾으면서 쓴 맛을 봤습니다. 다행히 회사에 들어갔지만 다른 가수에 비해 시작은 늦은 편이었죠."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그려가던 한해는 이제 음악이 꿈이자 평생의 직업이 됐다. 1년간의 일을 담았다는 '365'도 그의 평범한 삶에서 태어난 창작물인 것이다.

"큰 성공을 못 거둬도 만족하고 있어요. 솔로 앨범은 저만의 것으로 큰 걸음을 내디딘 것 같아요.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분명 의미가 있을 거에요. 그저 편견없이 앨범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앨범에 저에 대한 모습을 친절하게 다 설명해놨어요. 있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서 듣고 놀라실 수도 있어요.(웃음)"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한해 ⓒ 브랜뉴뮤직]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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