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리스본(포르투갈), 이도윤 통신원] 석현준(24)이 한국 축구와 여러 인연을 맺었던 비토리아 세투발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세투발은 지난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석현준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세투발은 전반기 같은 리그의 CD나시오날에서 뛰며 5골을 기록한 석현준의 결정력을 높이 인정했고 석현준도 조금 더 수준 높은 팀에서 뛰게 돼 만족감을 내비쳤다.
세투발은 포르투갈의 명문은 아니지만 한국 축구와 인연이 깊다. 유럽 축구가 멀게만 느껴지던 과거 세투발은 한국 선수들에게 등용문과 같은 팀이었다. 세투발은 17년 전인 1998년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였던 정재권이 임대 이적을 하면서 처음 국내에 알려졌다.
세투발과 한국 축구의 인연은 여러 차례 맺어졌지만 그때마다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 세투발 1호 한국인이었던 정재권은 불과 5경기만 뛰고 조기 귀국하는 아픔을 맛봤다. 2007년에는 김병석이 숭실대를 졸업하고 세투발과 계약해 이슈가 됐다. 김병석은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좋은 출발을 예고했지만 2년 동안 15경기(1골) 출전에 그치면서 아쉽게 도전을 막내렸다.
이후 세투발은 한국 모기업과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과 인연을 이어갔다. 그 사이 강민우가 세투발과 계약했고 다수의 유소년 선수들도 팀에 합류하게 됐다. 하지만 강민우는 기회를 받지 못한 채 임대를 다니다 국내로 돌아오게 됐고 유소년 선수들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여러모로 좋지 않은 기억의 관계지만 세투발은 석현준을 영입하게 한국 축구와 다시 인연을 맺었다. 사실 이번 영입은 공격수 보강이 절실한 세투발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다. 리그 16라운드까지 고작 2골에 머문 주전 공격수의 골 결정력을 해소하기 위해 방안을 찾았고 5골을 넣은 석현준을 영입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석현준도 이를 잘 아는 듯 "세투발은 강력한 팀이고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팬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는 만큼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마리티무와 나시오날을 거쳐 세투발까지 한국 축구의 불모지인 포르투갈에서 홀로 활약하고 있는 석현준에게 이번 이적은 자신의 발전은 물론 그동안 이어진 세투발과 한국 축구의 악연을 끊을 좋은 기회다.
이도윤 통신원 sports@xportsnews.com
[사진=석현준 ⓒ 세투발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