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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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 백지영의 남자에서 진정한 배우로 ing(인터뷰②)

기사입력 2015.01.11 03:15 / 기사수정 2015.01.11 20:35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안경을 벗고 환하게 웃는 배우 정석원(29)은 정이건 캐릭터와는 상반된 매력의 소유자였다. 곰곰이 생각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털어놓는 모습이 우직한 상남자 그 자체다.

그는 지난달 종영한 MBC 드라마 ‘미스터백’에서 악역 정이건으로 분해 현실과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정이건은 최고봉(신하균 분) 회장의 신임을 받고 일찍이 이사에 발탁됐지만, 최고봉의 아들 최대한(이준)에게 열등감을 갖는 인물이다. 최고봉이 죽은 뒤 야심을 품고 악역 면모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감정을 절제해야 하는 차가운 악역을 연기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터다. 정석원은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나와는 다른 인물이고, 그 삶을 살지 않았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나였으면 어땠을지 생각해봤는데 답이 안 나왔어요. 돌려서라도 생각해보고 고민했는데 성취가 아닌 쟁취라는 답이 구해지더라고요. 정이건을 이해하는데 큰 포인트가 됐죠.”

캐릭터를 이해한 뒤에는 의상과 안경, 표정 등 섬세한 부분까지 정이건이 되려고 노력했다.

“이번 캐릭터는 의상, 안경부터 제 의견대로 밀고 나갔어요. (주위에서) 머리스타일도 바꿔보라고 했는데 그 사이에 달라지면 설득력이 떨어질 것 같아 밀고 갔죠. 로코 분위기에서 튀는 감은 있었지만 최대한 정이건 캐릭터를 잡고 싶었어요.”

2012년 '해운대 연인들' 이후 2년 만의 안방 복귀인 만큼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했던 그. 연기란 게 그렇듯 생각한대로 되지 않아 답답한 적도 있었지만, 다음 작품을 위한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드라마를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미스터백’으로 드라마에 대한 갈증을 2년 만에 해소했어요. 하지만 연기에 대해 만족은 못 하겠더라고요. 모니터할 때마다 부족하다고 느꼈고 아쉽기도 했죠.  ‘미스터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캐치했으니 다음 작품 때는 더 확실히 준비하려 해요.”



그는 정이건과 달리 쟁취욕보다 승부욕이 더 강한 남자다. 연기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 ‘대왕세종’, ‘그들이 사는 세상’, ‘마이더스’ 등 드라마부터 영화 ‘짐승’, ‘사물의 비밀’, 연극 ‘봄날은 간다’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열심히 임해왔다.

정석원은 “연기는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닌 경험과 연륜이 필요한 일이다. 많이 알아야 하고, 아는 만큼 표현이 된다”면서 “연기 내공을 쌓고 싶다”고 바랐다.

“예전에는 멋있는 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는데 서른이 되면서 ‘배우란 뭘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어요. 수첩 첫 장에 배우란 무엇인지 써보기도 했죠. 배우는 전달자 같아요. 이런 삶도 있고 저런 삶도 있다는 걸 전달해주는 이야기꾼이죠. 전달자로서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이제 우리 나이로 서른한 살이다.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들 법도 한데 오히려 20대 때보다 30대인 지금이 행복하단다. “20대는 물 속에 빠져서 발버둥 쳤던 시기였다면 30대에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2013년 전속 계약 해지와 관련해 소속사와 갈등을 빚는가하면, 영화 ‘연평해전’의 제작 일정이 연기돼 하차하는 아픔을 겪은 정석원은 “스물아홉 살에 정확히 아홉수를 다 경험했다. 힘든 일을 겪으면서 좌절할 법 했지만 전화위복이란 말을 믿었다”고 이야기했다.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중점을 뒀어요. 연기자로서 필요한 것들, 지적받았던 것들을 예전엔 몰랐었기에 선배들의 인터뷰를 다 읽어봤죠. 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힐링캠프’나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도 봤고요. 그냥 따라해 보자 했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2년이란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죠.”

‘미스터백’ 이후 차기작으로 최민식 주연의 영화 ‘대호’의 촬영을 앞두고 있는 그는 ‘백지영의 남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배우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차츰차츰 각인시키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으니 좋은 배우라는 답이 돌아왔다. 뻔한 이야기같다면서도 ‘좋은 배우’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묻어나왔다.

“아직은 감히 그런 말을 못하겠지만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희극이던 신파던 장르를 떠나 관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이야기를 전하는 배우가 되길 바라요. 그러기 위해서 넓게 보고, 많은 경험을 해보려고요.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답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정석원 ⓒ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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