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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F] 스타들 뒤에서 조용히 빛난 그 이름 '비지오'

기사입력 2015.01.08 07:00 / 기사수정 2015.01.07 21:32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올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즈, 존 스몰츠) 화려한 이름 뒤에 또 한 사람이 있다. 크레이그 비지오(50). 비지오는 일부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사실 비지오는 국내 메이저리그 '골수팬' 사이에서는 유명한 존재다. 플레이트를 가리는 타격폼으로 사구 2등을 기록하면서도 단 한번의 벤치클리어링 없이 선수생활을 마감했고 끝없는 선행으로 '로베르토 클레멘테(자선봉사활동 등으로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선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 클레이튼 커쇼가 2014년 수상한 바 있다)' 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야구인생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첫번째 시련

비지오는 1988년 휴스턴에서 포수로 데뷔했다. 바로 다음 해 주전 포수로 134경기에 나서며 타율 2할5푼7리 13홈런 114안타를 기록하며 '실버 슬러거'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 올스타에도 선정되며 성장했지만 약한 어깨 탓에 통산 30.75%의 도루 저지율을 보이며 구단으로부터 포지션 변경 제의를 받는다. 악바리 근성으로 비지오는 1992시즌부터 2루수로 전향했고 결국 4년 연속(1994-97시즌)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 또한 포수와 2루수로 올스타에 선정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남겼다.


킬러비(Killer Bee) 3총사

리그 최정상급 2루수로 대형 계약을 따낼 수도 있었던 비지오는 계속해서 휴스턴에 남는다. 데릭 벨과 제프 배그웰의 활약은 아직도 휴스턴 팬들에게 회자된다. 특히 이때 형성된 킬러비(비지오, 벨, 배그웰의 앞글자를 따 만든 별명) 삼총사의 활약으로 팬들이 '벌' 복장을하고 구장에 오는 문화까지 만들어낸다.



두번째 시련

2루수로 승승장구하던 비지오는 빠른 발과 준수한 장타력으로 한 시즌 20홈런 이상(1993,1995,1997,1998,20012004~06)을 심심치 않게 기록했다. 발도 빨라 1998시즌에는 50번의 베이스를 훔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 또 한번 시련이 찾아왔다. 2루수로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그는 휴스턴이 제프 켄트를 영입하면서 팀을 위해 이번에는 중견수로 포지션 변경을 감행한다. 기존의 빠른 발로 적응을 마친 비지오는 이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월드시리즈(2005) 진출과 3000안타(2007) 돌파 대기록을 이뤄낸다.

세번째 시련

바른 이미지, 끊임없는 선행, 프랜차이즈 스타로 후보 첫해에 무난하게 명예의전당 입성이 예상됐었던 비지오. 하지만 후보 1년차에 후보 선수들의 약물 스캔들이 터졌고 다수의 기자가 백지표를 던지며 60%대의 득표 밖에 기록하지 못한다. 그 다음 해에도 74.8%를 기록하며 0.2% 차이로 미끄러진다.

그리고 마침내 비지오는 올해 82.7%를 기록하며 당당하게 명예의전당 입성에 성공했다. 그는 명예의전당 입성이 확정된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작년에는 아침에 전화가 오지 않았다. 오늘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무덤덤하게 일어나 조깅을 하고 평소와 같이 보냈다. 하지만 전화기가 울렸고 이후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내가 사랑하는 도시에서 사랑하는 일을 하며 돈까지 받고 뛰었는데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나에게 끊임없는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벅찬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사진 = 크레이그 비지오 ⓒ AFPBBNews=News1]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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