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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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첫사랑 품은 '고양이 장례식', 과유불급의 참혹한 결말

기사입력 2015.01.14 08:09 / 기사수정 2015.01.14 08:09

조재용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원작이 가지고 있는 사랑과 사람, 관계와 시간에 대한 고민과 감성이 사라졌다.

 '고양이 장례식'(이종훈 감독)은 사랑을 시작하는 풋풋하고 설렘 가득한 모습부터 사랑을 키워나가는 다정한 모습과 엇갈리고 가슴아픈 연인이야기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사랑과 이별, 이별과 재회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홍작가의 인기웹툰 '고양이 장례식'이 영화화된다는 기대감은 높았지만 뚜껑을 연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극 초반부터 아름다운 영상, 배우로 거듭난 강인과 첫 영화에 도전한 박세영의 알콩달콩한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이루마의 음악이 힘을 보태며 아름다운 영화가 될 것임을 암시한다. 지하철, 기차, 버스, 주택가 등 일상적인 장소들의 활용과 그간 보기 힘들었던 솔로 가수 강인의 감미로운 노래를 2곡이나 들을 수 있다는 것도 볼거리.

하지만 여기까지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고양이(구름이 분)의 등장과 함께 '산으로 간다'. 줄여야 할 부분에서는 늘어지고, 몰입 할라치면 화면이 넘어간다.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며 내용을 전개해 가는 시도는 나쁘지 않았으나 에피소드가 흩어지며 툭툭 끊긴다.

특히 고양이를 활용한 연출은 좀처럼 감을 잡기 어렵다. 고양이는 강인과 박세영 사이에서 갈등을 야기하다 죽음을 맞이할 뿐이다. 음악, 그림, 고양이, 첫 사랑, 20대의 사랑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어디에 초점을 맞춰 감상해야 할 지 헷갈린다.  

이종훈 감독은 "원래 장편의 웹툰이 아니었다. 장편 시나리오로 작업하는데 있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새로 창작한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가능성을 다양하게 늘어놓는 것과 산만하다는 것은 다르다. '고양이 장례식'은 정리가 안 된 산만한 작품이다.

홍작가의 웹툰 '고양이 장례식'은 지난 2009년 포털사이트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연재된 후 도서로도 출간되며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덤덤하면서도 울림을 전하는 스토리가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영화로 옮겨오면서 원작에서 느꼈던 감동은 좀 체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물론 영화가 반드시 원작의 감흥을 살릴 이유는 없다. 그렇지 않다면 왜 각색을 통해 영화라는 옷을 입히겠는가. 하지만 영화 '고양이 장례식'은 영화 고유의 감흥도 증발하고 말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영화에서 박세영은 과거 연인이었던 강인을 향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무엇이 문제일까?"라고 되뇌인다. 정말 어디서부터 꼬인걸까.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영화 '고양이 장례식' ⓒ (주)인디플러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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