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시오 체르치 ⓒAFPBBNews = News1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AC밀란이 중요한 맞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페르난도 토레스(30)와 알레시오 체르치(28)가 각각 아틀레티코와 밀란으로 맞임대됐다.
모든 눈길은 토레스로 향했다. 7년 만에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온 토레스의 부활곡 여부에 전세계는 집중했다. 그에 반해 체르치를 향한 관심은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토레스에 가리기는 했지만 체르치의 아틀레티코에서의 여정도 눈물겨웠다. 팀이나 개인에게도 아쉬웠던 3개월의 시간은 체르치의 축구인생에 새로운 변수로 남았다.
체르치는 지난해 9월 토리노를 떠나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었다. 3년이라는 기간 등 계약 조건들은 체르치를 향한 아틀레티코의 기대를 반영했다.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체르치에게 원하던 모습들이 있었다. 2013-2014시즌 세리에A에서 13골 10도움을 기록하며 도움왕을 거머쥐었던 도우미 본능을 활용하고자 했고 이탈리아 대표로 뛴 A매치 경험 등도 높이 샀다.
새롭게 합류한 체르치에 대해서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포지션이었다. 토리노에서 일명 '특급 윙어'로 불렸을 만큼 측면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던 체르치는 현실상 아틀레티코에서 경쟁자들이 즐비한 날개로 뛰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교체 출전만이 계속 이어졌다. 결국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한 가지 묘수를 생각해냈다. 체르치를 최전방 공격수로 올리는 방안이었다. 투톱 조합을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던 시메오네 감독은 체르치를 최전방에 세우지만 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기회를 만들어주는 유형으로 활용해 마리오 만주키치(28) 등과의 조화를 시도하려 했다.
처음에는 가능성이 보였다.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말뫼(스웨덴)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A조 1차전에서 체르치는 후반 31분 최전방 원톱으로 교체 투입해 1차 실험 무대를 가졌다. 그라운드를 밟은 체르치는 들어간 지 17분 만에 절묘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5-0 대승을 이끌었다.
당시 경기 후 시메오네 감독은 "체르치는 스트라이커다. 우리가 한 가지 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격수의) 기질을 가졌다"면서 "많은 공간과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후에는 교체 출전할 때마다 기대 이하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점차 체르치는 시메오네의 구상에서 제외되기 시작했다. 지난 3개월동안 전 대회를 포함해 8경기 교체 출전에 머문 체르치는 결국 밀란 임대로 세리에A에 복귀하게 됐다.
토레스에게 아틀레티코행은 재기를 위한 중요한 변수인데 체르치 역시 마찬가지로 밀란행이 중대한 고비처다. 익숙한 세리에A에서 어떻게 살아나느냐가 향후 미래와 이탈리아 대표팀 승선의 길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