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석, 태인호, 손종학, 전석호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순) ⓒ tvN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미생'은 사회 생활 내 얽혀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적절하게 조명했다.
tvN 금토드라마 '미생'은 종합무역상사에서 벌어지는 직장인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성민과 임시완이 있는 영업3팀의 눈물과 환희를 주로 담지만, 신입사원 강소라, 강하늘, 변요한을 각각 자원팀, 철강팀, 섬유팀에 배치하며 분량의 무게추를 고르게 하는 효과를 거뒀다.
'미생'은 어찌보면 옴니버스 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직장인의 애환을 주제로 독립된 팀들의 구성원 이야기를 나열하는 방식이다. 타 부서원들과 엮이기도 하지만, 주요 업무가 다르기 때문에 철저하게 비즈니스 관계로 다가갈 뿐이다. 각 부서원들은 철저하게 집안을 단속하며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다.
원작이 장그래 외의 주변인물을 평이하게 그린 것과 달리, 드라마는 직장인의 단면을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 다른 부서에도 집중했다. 균형감을 놓치지 않은 부서별 분량 분배는 '미생'의 힘으로 작용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힘을 실었다.
적재적소에 투입된 조연 배우들은 깨알같은 활약으로 주연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고 있다. 매회 이야기를 책임지는 조연배우들은 막중한 책임감을 부여 받으며 활력을 불어 넣었다. 강대리(오민석 분), 하대리(전석호), 성대리(태인호)는 냉정하고 찌질한, 각자의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다루며 '세상에 있을 법하다'는 현실감을 얻고 있다. 상대를 윽박지르는 심술보 마부장(손종학)도 마찬가지다.
'미생'을 담당하는 이재문 PD는 "다양한 작품에서 신스틸러로 임했던 배우들이 매회 에피소드를 이끌어 나간다. 이는 분명 주연의 힘으로 끌고가던 한국 드라마에서는 쉽지 않은 시도다.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은 까다롭게 단역을 심사했고, 그 결과 구멍 없는 연기자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출과 대본이 빛나기 위해서는 이를 잘 소화하는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력도 중요하다.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은 "오민석, 전석호 등 대부분의 배역을 정윤정 작가가 모두 캐스팅했다"며 극의 원활한 흐름을 전달하는 연기자를 섭외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주연이 극의 전후반부를 넘나드는 활약으로 여타 드라마와 달리, '미생'은 모든 배우에게 균형감 있게 분량을 배분하며 다수의 신 스틸러를 양산했다. 절정의 인기를 누린 '미생'의 희소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