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 이정재 ⓒ 호호호비치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뛰고 또 뛰고…배우 이정재는 극 중 '말'이 된다는 설정답게 쉴새없이 달렸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이정재의 격렬한 액션연기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26일 전야 개봉한 영화 '빅매치'는 도심 전체를 무대로 천재 악당으로부터 형을 구하기 위한 최익호의 무한 질주를 그린 초특급 오락 액션이다. 극중 이정재는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집념을 가진 불굴의 파이터 최익호를 연기했다.
개봉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정재는 "촬영 5개월 전부터 몸 만들기에 들어갔었다"며 액션연기에 대한 어려움부터 토로했다.
"담을 넘고, 계속 뛰어다니는 것이 이제는 나이먹어서 힘드네요(웃음). 액션 연기를 연습하다 어깨를 다쳐 인대가 찢어졌었어요. 큰 부상이었는데도 오랫동안 연기하다보니까 카메라가 돌아가면 없던 힘도 나더라고요. 안돌아가던 어깨도 돌아가고…(웃음) 이제 이런 격렬한 액션은 마지막인 것 같아요"
그의 말처럼 이정재는 100명이 넘는 경찰의 포위망을 뚫기도 하고, 수십 명의 조폭과 맞서며 고층빌딩에서도 서슴없이 뛰어내린다. 액션 연기의 90%를 직접 소화했다는 그의 말이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예전에는 2개월 정도 운동하면 몸이 완성됐는데 이제는 잘 안되더라고요. 감독님이 내용을 조금 고치고 싶다고 해서 2~3번 정도 촬영이 미뤄졌는데 몸을 만들고 있던 상황이라 유지하는데 힘들었어요"
이정재는 이번 영화에서 액션연기와 더불어 코믹도 함께 가져간다. 하지만 그는 "자신은 코믹과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을 하면서 코믹적인 연기에 대한 재능이 없다고 판단했다. 큰 웃음을 줄 수는 없지만 대신 영화적인 톤을 밝게 할 수는 있다. 아주 전체적으로 한다(웃음). 다른 캐릭터가 더 큰 웃음을 줄 수 있도록 해서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재와 함께 거론되는 정우성, 장동건 중에서 가장 코미디에 최적화된 배우가 아니냐는 말에도 이정재는 한사코 "제가 할 수 있는 코미디는 딱 여기까지다. 그 이상을 하려고 할 때 안 어울린다고 얘기한다. 내 분수는 여기까지다"라고 전하며 호탕한 웃음을 보였다.
'빅매치' 이정재 ⓒ 호호호비치
이정재는 '빅매치'에서 원탑 주연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도적으로 극을 이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조금 더 눈에 띄였을 뿐 멀티캐스팅 구조가 맞는 것 같다"며 주변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신하균은 '우리형','고지전'보면 점잖게 연기하다가도 '박쥐'에서는 또 섬뜩하잖아요. 다양한 모습을 연기할 줄 아는 배우 같아요. 보아도 같이 한다고 했을 때 3초정도 갸우뚱하긴 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프로근성이 오랫동안 쌓아져 있었고 잘해보고 싶은 의지도 강해서 인상적인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이정재는 최근 '도둑들', '관상', '신세계'에서 연달아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빅매치'로 또 한번 연말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하지만 그는 '오! 브라더스' 이후 '하녀'사이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하녀'부터 슬럼프에서 빠져나온 것 같아요. 저를 선택해준 감독님들에게 감사해요. 최동훈 감독님이 '도둑들'을 함께하자고 해서 반가웠고, '신세계'는 (최)민식이 형님이 전화주셔서 하게 됐어요. 이번에는 제작사 심보경 대표님의 추천이 컸네요"
이정재는 '빅매치2'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2탄은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처럼 묵직한 존재감부터 코믹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지만 유독 멜로에서의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그의 멜로연기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멜로 영화 시나리오가 없는건지 안들어오는건지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네요. 관객분들이 최근에는 멜로 영화를 잘 안보시는 것 같아요. 벗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데 스토리와 맞는다면 멜로 영화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연기 20년차 배우 이정재는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다. 이정재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나이먹으면서 익숙해져서 편한 것도 있다. 결혼은 갈수록 생각이 안난다"는 말을 전했다.
이정재는 액션연기는 이제 자신없다고 말했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의 연기적 깊이나 여유는 더욱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정재가 '빅매치'에서는 어떠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지 주목된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