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 진앤원뮤직웍스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가수 이승철은 지난 9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 4시간 억류된 후 입국을 거부당했다. 공항 출입사무소 측은 이승철의 20여년 전 대마초 흡연 사실만을 언급하며 입국을 막았다. 그는 앞서 8월 14일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탈북청년합창단과 독도를 방문했고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 '그날에'를 발표했다.
"일본 입국 절차 서류에 있는 직업란에 'CEO'라고 썼죠. 하지만 이미 그쪽에서는 제가 가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죠. 관련 자료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어요. 아내도 입국 거부당했는데 이에 대한 해명도 없었고 얼버무렸죠. 그들이 섣불리 판단한 것 같아요."
이승철은 그동안 일본 방문이 문제되지 않았다며 관계자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돌아온 대답은 '과거에는 인터넷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야 인터넷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이승철의 대마초 사건을 알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설명과 함께 헛웃음을 지었다.
"'그날에'는 독도 만을 위한 노래가 아닌 통일과 세계 평화에 대한 것이었어요. 탈북청년합창단들의 삶과 경험을 통해 만들었죠. 일본 측에서 섣불리 판단한 것 같아요."
'그날에'는 내년 1월 8,9일 방송될 탈북 북한 청년들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삽입될 음악으로 제작됐었다. 이와 함께 공개될 예정이었던 것. 그러나 이승철은 일본 입국을 거부당한 뒤 '그날에'를 무료 배포했다. 노래를 작사·작곡한 그룹 네이브로의 정원보도 찬성했다.
"입국 거부가 한국과 일본의 문제로 번져나갈 수 있었지만 국민들의 시각이 '그날에'로 모여 잘 봉합된 것 같아요. 내년 월드투어 일정에 도쿄, 오사카도 포함돼 있어요. 공연 비자 신청은 다시 한 번 해볼까 합니다."
이승철은 이번 일을 겪으며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어느덧 '독도지킴이'라는 별명이 생긴 탓이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독도 열사'가 되어 강한 운동을 하기보단 이를 음악으로 풀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독도입도지원센터가 다시 추진된다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기쁘고 행복했죠. 제게 임무가 주어졌다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중요한 포인트가 된 듯해요. 노래를 통해 사회적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함께 해야 한다고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승철은 오는 12월 3일 홍콩에서 열리는 '2014 Mnet Asian Music Awards' 무대에 나선다. '그날에'의 영어판 'The day(더 데이)'를 홍콩 어린이 합창단 50명과 부를 예정이다. 입국 거부 논란을 의식한 결정은 아니었다. 아시아인들의 눈과 귀가 모이는 곳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또 그는 여러 프로젝트를 꾸려나가는 중이다. 탈북청년합창단, 김천소년교소도합창단, 대안학교합창단과 노래를 부르고 음악적 멘토로서 그들의 삶을 다독이고 있다.
이승철은 세계적인 록밴드 U2의 보노를 비롯해 미국 유명 아티스트 7,8명게 편지를 썼다. 전 세계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세계적인 뮤지션과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답은 긍정적이라고 한다. 그는 한국판 'We are the world(위 아더 월드)'을 만들어 김연아, 박찬호는 물론 대통령도 부르는 소망을 키워가고 있었다. 내년 초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 귀띔했다.
"제가 찾아간 것은 하나도 없었죠. 모두 섭외가 들어온 것이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일들이죠. 커다란 좋은 일들이 찾아왔고 책임감을 느껴요. 자연스레 주어진 것들이라 생각하죠. 앞으로도 뜻깊은 일들을 해나가면서 가수 생활도 마감할 것 같네요."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