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가수 이승철이 일본 공항에 4시간 억류되고 입국을 거부 당한 가운데, 과거에도 일본의 보복 및 표적성 입국 거부가 빈번히 일어난 바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승철의 소속사 측은 "9일 오전 일본 현지 지인의 초대로 아시아나항공편을 이용,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출국사무소에 4시간 가량 억류됐다."라고 밝혔다.
소속사 측에 따르면 당시 출입국사무소의 한 직원은 이승철 측이 입국을 거절하고 대기시키는 이유를 묻자 "최근 언론에서 나온 것 때문"이라는 입장을 먼저 피력했다. 특히 아내 박현정씨를 함께 억류한 것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해명을 내놓지 못한 채 얼버무렸다.
이승철이 억류 당시 일본 측의 부당한 처사를 문제 삼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돌연 독도 관련 언급을 슬그머니 감춘 가운데 "당신 유명한 가수 아니냐"면서 20여년전 대마초 흡연 사실을 따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일본 출입국사무소는 애초부터 이승철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사전 자료 조사' 및 '표적 입국 거부' 의혹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일시 입국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무언의 경고를 해온 기존 사례와도 맞물린다.
지난 2012년에는 독도 수영 횡단 프로젝트에 동참한 배우 송일국에 대해 일본 외무성 야마구치 츠요시 부대신(차관)이 "송일국은 일본에 입국하기 힘들 것"이라는 말을 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당시 송일국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그냥 제 아들 이름이나 불러봅니다. 대한 민국 만세"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항의한 바 있다.
또 '독도는 우리땅'의 정광태 독도 명예군수 역시 1996년 SBS 특집물 제작을 위해 모든 제작진과 함께 일본 비자를 신청했지만, 유독 정광태만 석연찮은 이유로 입국이 거부됐다.
이밖에도 사례는 부지기수다. 2011년 독도 문제로 한일양국의 대치국면이 강했던 무렵, 그룹 비스트, 씨엔블루 등 다수의 K팝 가수들이 비자 문제로 일본 입국 당시 공항에 8시간 가량 억류된 채 돌연 입국을 거부당한 바 있다. 당시 일본 측은 표면적으로 비자 문제를 시비를 걸었지만, 독도 등을 바탕으로 당시 악화된 한일 관계에 기인했던 일로 파악되고 있다.
비스트는 지난 2011년 8월 도쿄를 방문해 자신들의 노래가 사용된 영화 '상하이'의 프리미엄 시사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 측은 공연 등 영리활동을 할 때 발급 받는 '흥행 비자'를 발급받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입국을 거부했다. 일본은 관광 목적일 경우 한국인이 90일간 비자 없이 머물 수 있지만, 공연 등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 흥행비자를 받아야 입국할 수 있다.
당시 비스트 소속사 측은 "일본에 가기 전 일본 음반유통사(유니버설 뮤직 재팬)에 '비자 없이 가도 되느냐'고 물어봤더니 괜찮다고 해서 그 말을 믿었다"고 말했다.
씨엔블루 역시 일본에서 발표할 음반과 관련된 기자회견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일본을 찾았지만 비스트와 같은 이유로 입국을 거부 당했다. 소속사 측은 "일본 회사와 상의해 입국 절차를 준비했지만, 공연 등 수익이 발생하는 일정만 흥행비자를 받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라며 "서류를 철저히 준비해 가는 방법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일본의 입국 거부 해프닝으로 보아 국내 연예인을 상대로한 입국 심사가 갈수록 엄격해지며, 한일 관계에 따른 보복성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