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용희 SK 감독-김태형 두산 감독-이종운 롯데 감독-김기태 KIA 감독-김성근 한화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KIA, 롯데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5개 구단이 모두 사령탑을 교체했다. 당초 유임이 예상됐던 감독들까지 물러나면서 다음 시즌 판도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31일 롯데 자이언츠는 제 16대 감독으로 이종운 1군 주루코치를 선임했다. 최근 구단 안팎에서 잡음에 시달렸던 롯데는 공필성, 박정태 등 유력한 차기 감독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후보들 대신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자 부산야구에 정통한 이종운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혔다.
김시진 감독이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롯데의 감독 자리는 공석이었다. 더군다나 최근 롯데는 갖가지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선수단과 프런트의 대립각이 갈수록 날카로워졌고, 팬들은 프런트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펼쳤다.
이런 와중에 이종운 감독이 부임함에 따라 '롯데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31일 오전 구단 측으로부터 감독 계약 제안을 받은 이종운 감독은 급작스러운 부임인만큼 청사진을 완벽히 그리지 못한 상황이다. 선수들의 마무리 훈련을 지켜보며 추후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를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4강에 포함된 삼성(류중일 감독), 넥센(염경엽 감독), NC(김경문 감독), LG(양상문 감독)를 제외하고 하위권 5팀이 모두 감독을 바꿨다.
당초 감독 교체가 가장 유력했던 팀은 최하위 한화였다. '3년 연속 꼴찌'라는 수모를 겪은 한화는 2013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김응용 감독과 일찌감치 '아름다운 작별'에 들어갔다. 김 감독 역시 올 시즌이 마지막임을 여러차례 직접 언급한바 있었다. 내부 승격 등 여러가지 설이 도는 와중에 한화는 지난 25일 늦은 저녁 김성근 전 고양 원더스 감독 선임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SK 역시 이만수 전 감독과 계약이 만료 함에 따라 새 선장을 찾아야 했다. SK의 선택은 김용희였다.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김용희 감독은 2011년 9월 SK의 2군 감독으로 부임해 3년동안 퓨처스리그 선수들을 지휘했다. 올 시즌에는 SK 육성총괄을 맡았기 때문에 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SK는 이만수 전 감독의 이임식과 김용희 신임 감독의 취임식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열어 껄끄럽지 않은 이별임을 강조했다.
선동열 전 감독의 재계약 소식을 발표했던 KIA는 선 전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부랴부랴 새로운 감독을 선임했다. 주인공은 김기태 전 LG 감독이었다. 지역 연고 출신인 김기태 감독은 선수단 융화와 팀 리빌딩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호랑이 군단의 감독으로 낙점됐다. LG를 11년만의 4강 진출까지 이끌었다는 것도 '플러스'가 됐다.
두산의 신임 감독 발표는 '깜짝 뉴스'였다. 김진욱 전 감독을 경질한 이후 야심차게 송일수 전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겼지만 4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또다시 칼을 빼들었다. 두산 수뇌부의 다음 선택은 구단 프랜차이즈 출신인 김태형이었다. 1군 감독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 감독이지만 두산의 '팀컬러'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조범현 kt 감독 ⓒ kt 위즈 제공
이렇게 9개 구단 중 5개 구단이 사령탑을 교체했다. 지난 2012시즌 개막할 당시 8개 구단의 감독들과 비교해보면,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삼성을 4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이끈 류중일 감독이 유일하다.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구단들이 한꺼번에 수장을 바꿔 이제 다음 시즌 판도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2015시즌에는 퓨처스리그 경험을 마친 kt 위즈가 1군 무대에 합류한다. KIA 감독 당시 구단의 10번째 우승을 안겼던 '리빌딩의 귀재' 조범현 감독이 kt 군단을 이끌고 있고, NC가 보여준 '신생팀의 반란'이 kt에게도 가능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밖에도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프로 무대로 복귀한 김성근 감독의 '지옥 훈련' , 고향팀으로 돌아간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 그리고 김태형, 이종운 등 '무서운 새내기' 감독들의 활약이 다음 시즌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벌써부터 팬들을 설레게 한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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