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는 '왔다 장보리'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 M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왔다 연민정’, ‘암유발녀’, ‘국민 악녀’…
‘왔다 장보리’가 방영되는 내내 이유리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그만큼 매회 종횡무진으로 활보하며 극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감을 발휘했다.
12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 마지막회에서 연민정(이유리)은 개과천선하고 새 삶을 시작했다. 나쁜 짓만 일삼던 연민정이 죄를 뉘우친 것이다. 이날 강에 뛰어든 연민정을 구하려다 물에 빠진 도 씨(황영희)는 딸 민정에 대한 기억을 잃었다. 3년 뒤 감옥에서 풀려난 민정은 국밥집을 운영하며 도 씨를 부양했다.
이유리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엄마 도 씨와 딸 비단(김지영)이까지 버리고 매번 거짓말을 일삼는 연민정에 빙의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유리의 활약에 힘입어 드라마는 40%에 육박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 4월 9.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왔다 장보리’는 21회부터 15%를 넘기며 시청률 상승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후 지난달 38회에서는 시청률 30.4%, 47회는 37.3%를 찍는 등 독보적인 주말극 1위를 이어나갔다.
뭐니 뭐니 해도 이유리의 역할이 컸다. 지상 최대의 악녀 연민정 캐릭터를 제 몸에 체득화한 이유리는 악에 받친 독한 모습부터 악행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연기, 교묘한 거짓말로 숱한 위기를 모면하는 모습까지 카멜레온 같은 악녀 연기를 소화했다. 막판에는 비단이에게 뒤늦게 생긴 모정을 감추려고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는 등 순간의 감정 연기로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왔다 장보리’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리는 알고 보면 데뷔 14년 차의 베테랑 연기자다. 1999년 MBC 베스트극장으로 데뷔한 뒤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2004), '사랑과 야망'(2006), '당돌한 여자'(2010) 등에서는 착한 며느리와 딸로 사랑받았고 '러빙유'(2002), '반짝반짝 빛나는'(2011), '노란 복수초'(2012) 등에서는 악녀 혹은 복수의 화신으로 활약했다.
여러 작품에서 팔색조 연기를 선보여온 그는 이번 ‘왔다 장보리’를 통해 연기 인생의 꽃을 어느 때보다 활짝 피우게 됐다. 시청자가 착한 장보리보다 구제불능 악녀 연민정을 응원하게 할 만큼 캐릭터와 한몸이 된 모습이었다.
이유리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이 다 욕해도 나는 민정이가 가엾다. 이렇게 노력을 하는데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는 데서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고 했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비현실적인 악녀 연민정을 현실적으로 보이게 했다.
연민정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왔다 장보리’의 인기를 견인하는데 큰 몫을 해낸 이유리. 연민정의 옷을 벗고 새로운 변신을 감행할 그의 다음 행보도 기대가 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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