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악동뮤지션의 기습 발매곡 '시간과 낙엽'이 다시 음원차트를 독식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데뷔한 선배 가수 김동률과 서태지의 음원이 발표된 가운데 1996년생 이찬혁과 1999년생 이수현이 이룬 결과다.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남매는 지난 4월 발매된 정규 1집 'PLAY(플레이)'에 이어 차트 1위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시간과 낙엽'은 악동뮤지션이 그동안 내세웠던 장점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떨어지는 낙엽에/ 그간 잊지 못한 사람들을 보낸다…시간은 물 흐르듯이 흘러가고/ 난 추억이란 댐을 놓아/ 미처 잡지 못한 기억이 있어' 등의 가사처럼 감각적인 언어의 짜임들이 듣는 맛을 더했다. 여기에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담았다.
앞서 악동뮤지션의 정규 1집은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독특한 가사와 경쾌한 밴드 사운드가 새롭게 다가온 것이다. 'Give Love(기브 러브)'는 모바일 게임에서 하트를 주고 받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했다. '200%'는 '바람들은 makes harmony/ 저물어가는 달빛은 let it go uh'와 같이 한글과 영어를 혼용해 가사 자체에서도 리듬감을 느끼지게끔 했다. '얼음들'은 '어른들'을 비유적으로 표현해 어른들의 어두운 세상을 꼬집었다.
악동뮤지션의 이런 장점들은 데뷔 기회를 얻었던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2'에서도 보여준 것들이다. 악동뮤지션이 'K팝스타2'에서 선보인 '다리꼬지마' '매력있어' '라면인건가' 등은 기존 가요계에서 볼 수 없었던 기발한 시선과 아이어들이 담긴 노래들이었다.
악동뮤지션의 성공에는 '기분을 좋게하는 낯설음'이 중심에 있었다. 악동뮤지션이 'K팝스타2'에서 우승한 뒤 선택한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영리하게도 악동뮤지션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이들을 도왔다.
이찬혁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양현석) 사장님은 '너희 같은 색깔을 만드는 게 처음이라서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하고 싶은 걸 해봐라'고 저희가 마음껏 음악할 수 있게 지원해주셨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YG는 '악동뮤지션'이라는 그룹을 새롭게 만들기 보다는 악동뮤지션이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악동뮤지션의 여러 장점들은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듯한 기분을 전하는 것으로 모아졌다. 또 편안하고 흥겨운 어쿠스틱 사운드는 동심 가득한 악동뮤지션의 세계를 정확하게 그려냈다. 일상에 무뎌졌던 이들은 자연스레 악동뮤지션의 음악에 열광했다.
그러나 악동뮤지션에게 몇 가지 숙제는 있다. 이찬혁, 수현 남매가 선교사로 활동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몽골에서 낯선 환경들을 접하며 감성적인 폭을 늘려갈 수 있던 것에 비해 이제는 여엿한 대형 기획사의 소속 가수가 된 것이다.
악동뮤지션의 최대 강점은 소소한 일상에서 작은 것들도 포착해 내는 능력이다. 보통의 삶과 멀어질 수록 악동뮤지션의 노래가 자칫 빛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악동뮤지션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것은 이찬혁, 수현이 음악에 대해 진지한 자세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어린 만큼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것도 악동뮤지션의 앞날을 더욱 주목하게 한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