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나영석 PD를 빼고는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시리즈를 논할 수 없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지대했다.
'꽃보다 할배'는 중국과 미국에 포맷을 수출하며 획기적인 콘텐츠의 힘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의 원인에는 참신한 기획이 있었다. 중국판 '꽃보다 할배'인 '화양예예'의 리원위 감독은 지난 4월 "양국은 정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서 서로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다. 원작의 장점을 기본으로 하고, 중국의 성향을 덧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여행이라는 뻔한 포맷이었지만, 나영석 PD는 맛있게 요리하는 법을 꿰차고 있었다. 기존 포맷을 재구성했고, 색다른 연출력을 입히며, 프로그램에 매력을 더했다. '꽃보다' 시리즈의 기초는 여행이었지만, 각각의 시리즈는 연륜, 회고, 청춘 등 다른 메시지를 전했다.
그렇게 된 것에는 나영석 PD의 편집 능력이 큰 요인이 됐다. '꽃보다' 시리즈는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웃음과 다소 거리가 있는 출연진들의 여행기를 담았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무턱대고 이들에게 웃음을 요구할 순 없는 법이다. 취지에 퇴색될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지만, 나영석 PD의 편집력은 이를 극복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억지 요소가 없는, 자연스러운 여정 속 나영석 PD는 이들과 함께하며 흐름을 관망한다는 전언이다.
tvN 관계자는 "연출과 편집을 총괄하는 나 PD는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관여하며 심혈을 기울인다. 여행에서 묻어나는 출연진의 개성을 보고 캐릭터를 파악한다. 그들의 특성이 돋보일 수 있도록 작가와 협의한다"고 전했다.
나영석 PD와 함께한 이우정 작가의 공도 빼 놓을 수 없다. 대중문화평론가 박지종 씨는 "이우정 작가는 자칫 놓칠 수 있는 사소한 일상을 이야깃거리로 구성했다. 작은 스토리를 모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여행의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게끔 했다"고 강조했다.
나영석 PD는 "'꽃보다' 시리즈는 '청춘'까지 할 것 같다. 이후로 어르신들과 누나들을 모시는 특집을 명절 때 할 순 있지만, 새로운 기획을 하는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아쉬움 섞인 한탄이 들릴 법 하지만, '열심히 일 한 당신, 떠나라'는 문구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도 그는 쉬지 않는다. "'꽃보다 청춘'만 잘 되면 소원이 없다"고 털어놨던 나영석 PD는 '삼시세끼'로 돌아온다. 이서진, 2PM 옥택연과 함께 '꽃보다' 시리즈 부재의 아쉬움을 메울 기세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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