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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드왕' 이가라시 료타가 '몸풀기 5구'를 버리는 이유

기사입력 2014.10.03 11:05 / 기사수정 2014.10.03 11:05

신원철 기자
이가라시 료타 ⓒ 엑스포츠뉴스 DB
이가라시 료타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상대 타자에게 타이밍을 맞춰주고 싶지 않아서."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8회를 책임지는 필승 셋업맨, 이가라시 료타가 자신의 독특한 버릇을 소개했다. 구원 투수에게 주어지는 '몸풀기 5구' 가운데 마지막 공을 가볍게 던지는 이유인데,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가라시는 일본 야구 전문지 '주간 베이스볼'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자신만이 갖고 있는 요령을 공개했다. 그는 "상대 타자가 나를 보면서 타이밍을 맞추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지막 1구를 가볍게 던지고 있다"며 "또 나같은 경우에는 힘을 빼고 던지는 것이 어렵다. 공을 놓을 때 힘을 집중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가볍게 던지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전에는 직구 최고 구속 158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특히 메이저리그 경험이 도움됐다. 그전까지 직구-포크볼을 위주로 던졌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이가라시는 메츠와 토론토, 양키스를 거치며 3년(2010~2012) 동안 너클 커브를 연마했다.

지금은 직구와 너클 커브 만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변화구가 좋아져서가 아니다. 다리를 드는 높이를 바꾸는 등 투구폼에 변화를 주면서 타자를 현혹하는 요령을 깨달은 게 결정적인 원인이다. 이가라시는 "어느날 위기 상황에 몰렸을 때 문득 떠오른 방법이다.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없다면 다르게 던져보자, 이제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이가라시는 올 시즌 43홀드로 이 부문 양대리그 통합 1위에 올랐다. 지난달 25일 라쿠텐전에서는 볼넷만 5개를 내주는 제구 난조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시즌 최종전에서 8회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추가했다. 시즌 성적은 63경기 59⅓이닝, 평균자책점 1.52다. 8회 이가라시-9회 데니스 사파테 공식은 소프트뱅크를 우승으로 이끈 축이다. 

그가 2사 1,2루에서 오릭스 4번타자 윌리 모 페냐를 잡아낸 덕분에 소프트뱅크도 승부를 더 이어갈 수 있었다. 결국 연장 10회 나온 마츠다 노부히로의 끝내기 안타로 퍼시픽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가라시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시기가 길었다"며 "지금은 안심이 된다"고 기뻐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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