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호가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70kg 결승전에서 경기를 벌이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오만호(울산남구청)가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의미 있는 성과였지만 호쾌하게 웃을 수 없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남다른 사명감이었다.
오만호는 27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자유형 70kg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을 목에 건 오만호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만족한다"고 말했지만 이면에는 금메달에 대한 간절함을 끝까지 버릴 수 없었다.
이날 오만호는 금메달을 향해 힘차게 전진했다. 난적으로 꼽히던 북한의 장명성을 누르고 결승무대에 안착했다. 마지막 관문에서 만난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의 압둘라크모노브였다. 7실점하면서 승리가 멀어지는 듯했지만 오만호는 포기할 수 없었다. 경기 막바지까지 공세를 펼치면서 2점을 얻는 데 성공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 과정에서 오만호는 사명감을 이야기했다. 중간에 이어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도 몇 번을 반복했다. 오랜 침체기에 놓인 레슬링 자유형을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어김없이 자유형의 부활이 가장 큰 목표였음을 강조했다. 오만호는 "최근 자유형이 성적이 좋지 않아 금메달을 꼭 따고 싶었지만 그러지를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한국 레슬링은 침체기를 겪었다. 자유형의 사정은 더 속이 탔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김현우가 금메달을 따낸 그레코로만형에 비해 자유형은 여전히 금맥을 캐지 못하면서 주변의 시름은 더욱 커졌다.
22년동안 자유형 종목에서 한국은 금메달을 구경하지 못했다.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박장순 현 자유형 대표팀 감독이 금메달을 따낸 이후 아무도 바통을 이어받지 못했다.
자유형 대표팀은 인천을 재기의 땅으로 만들고자 하는 각오가 대단하다. 모두들 비장한 표정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그 첫 주자가 오만호와 윤준식이었다. 가능성을 봤다. 모두 세계,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강호들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자유형 부활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꿨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기에 충분했다.
오만호와 윤준식은 나란히 다음 주요 국제 무대인 올림픽 금빛 활약을 약속했다. 오만호는 "일단 은메달에 만족한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말했다.
아직 인천에서 자유형의 도전도 끝나지 않았다. 29일까지 남녀 자유형 각종 체급 경기들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과연 한국 대표팀이 22년 만에 자유형 금맥을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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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