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 ⓒ 잠실학생,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학생, 신원철 기자] 지명 순위가 결정된 뒤 '4순위' KCC 허재 감독은 웃었다. 아들 허웅이 3학년을 마치고 곧바로 프로에 뛰어들었기 때문. 신인 드래프트에서 허 감독이 허웅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다.
결국 허웅(연세대)는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 KBL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1라운드)로 원주 동부의 지명을 받았다. 앞서 4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허 감독은 아들이 아닌 김지후(고려대)를 지명했다. 허웅은 지명받은 뒤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드래프트가 끝난 뒤 허 감독과 허웅이 인터뷰에 참석했다. 2,3순위(삼성 김준일, 전자랜드 정효근)보다 주목받은 5순위 지명자와 4순위 지명 감독이다.
허 감독은 먼저 "(김)지후와 허웅 모두 장단점이 있는 선수다"라며 부자지간에 한 팀에서 뛴다는 것도 조금 그런 거(이상할 것) 같다. 무엇보다 김지후가 김민구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허웅이 서운해할 수도 있지만 동부의 선택을 받았고, 지명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선수가 되면 그걸로 만족스러울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허웅은 "기대는 했었는데 아버지가 냉정한 분이니까…드래프트 전에도 특별히 말씀하신 건 없었다"고 했다.
비록 한 팀은 아니지만 아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됐다. 허 감독은 "아들이라 칭찬하는 게 아니라, 각 구단 스카우트 담당이나 감독, 코치가 봐도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한다. 프로에서 대학농구와 다른 경험을 하다 보면 어느 팀에 가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순위가 정해지고 난 뒤의 웃음에 대해 "1,2순위가 나왔어야 했는데 4순위가 나와서 웃었다"고 했다. 이어 "허웅이 지명을 받아서 뿌듯하다. 훈련 외 나머지 시간을 잘 활용해서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 허웅은 "지명 순서에 연연하지 않고 어떤 팀에 들어가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신인상이 목표고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기회를 빨리 잡아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기막힌 우연이다. 동부와 KCC는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허 감독은 "김영만 감독이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개막까지 한 달 남았다. (허)웅이가 적응할 시간이 없다. 1라운드는 지나야 뛸 거 같다"고 예상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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