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첫 선발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스무살배기 신인 박찬호가 1군 선발 데뷔전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KIA 타이거즈는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시즌 14차전에서 10-7로 승리했다.
이날 KIA의 선발 유격수는 김민우가 아닌 박찬호였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동명이인으로 올해 KIA의 고졸 신인인 박찬호는 9월 확대 엔트리에 포함되며 1군 출전 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신인으로써 좋은 활약을 해준 동기 강한울이 허리 통증으로 말소되면서 박찬호에게도 기회가 갔다.
지난 주말 마산 NC 2연전에서 모두 교체 선수로만 출전했던 박찬호는 9일 LG전에서 드디어 생애 첫 1군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수비에서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1군 무대의 위압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을까. 두차례 실책성 플레이로 벤치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3회초 1사 1,2루의 위기때 박찬호는 LG 박용택의 빠른 타구를 손에서 빠트리는 아쉬운 수비를 했다. 마운드에 있던 김병현은 박찬호를 향해 괜찮다는 표시를 지었지만, 이후 이병규(7)의 만루홈런이 터져 도무지 괜찮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6회초에는 더욱 황당한 해프닝이 펼쳐졌다. 1사 주자 1루 상황이었고, 타석에는 정성훈이 있었다. LG는 1루주자를 대주자 박용근으로 교체했다. 정성훈은 최영필을 상대해 내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뜬공을 쳤다. 유격수 박찬호와 중견수 김원섭이 타구를 잡기 위해 모였고, 박찬호가 먼저 잡겠다는 신호를 보내자 김원섭이 한발짝 물러났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박찬호가 타구를 잃었고, 공은 그의 발 앞에 떨어졌다. 정성훈은 '중견수 앞 땅볼'로 희귀한 출루를 하게 됐다. 그런데 행운이 따랐다. 지나치게 빨리 출발한 1루주자 박용근이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고, 2루에서 아웃됐다. 결국 KIA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아찔한 상황이었다.
한편 타석에서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3회말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1군 첫 타석에 들어선 박찬호는 LG 선발 우규민의 3구째를 받아쳐 좌전안타로 연결시켰다. 1군 무대 데뷔 타석에서 때려낸 귀중한 첫 안타였다. 이 공은 곧바로 KIA 덕아웃으로 전해져 박찬호에게까지 전달됐다. 이후 안치홍의 적시타때 득점까지 성공해 선배들과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올 시즌 KIA는 강한울, 박준표, 박준태 등 가능성이 엿보이는 신인들을 여럿 발굴해냈다. 특히 시즌 종료 후 주전 유격수 김선빈의 입대가 확실시 된 만큼 신인 내야수들의 빠른 적응이 필요하다. 비록 우여곡절 많은 1군 데뷔전을 치렀지만, 박찬호의 성장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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