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동원이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돌아왔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지윤 기자] 두 달 만에 색깔이 확연히 달라졌다. 도포 자락을 휘날리던 '군도' 조윤의 여운이 아직도 그대로인데, 강동원이 벌써 다른 작품을 들고 찾아왔다. 그것도 걸그룹에 열광하는 철부지 아빠 역할이라니. 마치 천상계에서 지상으로 발을 디딘 느낌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배우 강동원을 만났다. '두근두근 내 인생'의 영향일까? 그의 표정이 한결 부드럽고 편해 보였다. 강동원은 "오랜만에 진심으로 박수 받는 영화인 것 같다"며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군도: 민란의 시대'가 '형사 Duelist'(2005), 'M'(2007)을 잇는 한 편의 CF같은 영화였다면, '두근두근 내 인생' 속 강동원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인간적이다. 이렇게 가볍고 일상적인 연기에 도전한 것은 '그녀를 믿지 마세요'(2004) 이후 10년 만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강동원은 17살에 아버지가 된 철부지 아빠 '대수' 역을 맡았다.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정윤수였어요. 사형대에 끌려갈 때 가장 감정표현이 정말 어려웠거든요. 이번에도 그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캐릭터를 만드는 데 시간도 많이 걸렸고요. 그런데 '대수' 캐릭터 자체는 저와 성격이 정말 비슷해요. 약간 멍청한 부분도 그렇고.(웃음) 저도 약간 철딱서니 없는 스타일이에요. 친한 친구들이랑은 장난도 많이 치고. 저도 딱 대수 같은 아빠가 될 것 같아요."
'두근두근 내 인생'의 키워드 중 하나는 '아들과 아버지'다. 극 중 강동원이 연기하는 '대수'는 아버지와 아들을 오간다. 대수와 아버지(김갑수)의 재회 장면은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아낸 명장면으로 꼽힌다. 강동원 역시 "아버지와의 재회 장면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말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청춘에 대한 영화다. 17살에 한 아이의 부모가 된 두 남녀의 청춘. 그리고 가족에 대한 희생. 지나가 버린 젊음. 영화는 끊임없이 메시지를 던진다. 강동원은 극 중 브릿지 염색을 한 촌스러운 헤어스타일로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새삼 강동원의 학창시절이 궁금했다.
"저는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그때 처음으로 부모님 품에서 벗어났죠. 야간자율학습도 안 들어가고 정말 미친 듯이 놀았어요. 대학교 때도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친구들이랑 술도 먹고 통닭도 시켜먹고 엄청나게 놀았죠. 특별히 나쁜 짓은 하지 않았어요. 평범하게 당구 치러 다니고 그랬던 것 같아요. 주량이요? 제가 소주를 못 마셔요. 한번 크게 데인 적이 있어서.(웃음)"
강동원은 학창시절 이야기가 한껏 들뜬 표정으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강동원은 대학교 99학번으로 입학해 1학년을 마치고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대중 앞에 나서게 된 게 15년, 연기자로 활동한 순수 기간도 8년이 넘는다.
"저는 스스로 다작배우라고 자신 있게 말해요.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해서 순수 활동기간이 8년 정도 되는데 16작품을 찍었어요. 더 이상 많이 할 수 없을 만큼 많죠.(웃음) 쉬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당분간 쉴 생각도 없어요."
마지막으로 강동원에게 '두근두근 내 인생'에 대한 한마디의 평가를 부탁했다. 출연 배우가 아닌 관객의 눈으로 말이다.
"이 영화는 한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가족의 이야기이자, 부모의 이야기이고 청춘에 대한 이야기에요. 과거 회상 신이 참 예쁘게 그려지는데, 그게 아름다울수록 부모가 되어 사는 현실이 슬픈 것 같아요. '두근두근 내 인생'은 청춘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