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이재영(왼쪽)과 이다영(오른쪽)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성인 대표팀에서 많이 뛴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랑프리를 통해 많이 배웠고 부족한 점이 많다는 점도 깨달았어요. 그동안 열심히 훈련한 만큼 앞으로도 잘 준비해 반드시 금메달을 획득하고 싶습니다."
여자배구대표팀이 2012 런던올림픽 이후 세대교체에 들어갔다. 그 중 유독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은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이상 18, 선명여고)이다.
청소년 국가대표의 기둥으로 활약한 이들은 어느새 성인 대표팀의 보배로 성장했다. 아직 고등학생 신분인 이재영과 이다영은 2014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해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특히 이재영은 김연경(26, 페네르바체)의 뒤를 받쳐주는 공격수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달 초, 경기고 화성시에서 열린 그랑프리 조별예선 1주차 경기 3연전에서 47득점을 올렸다. 블로킹이 높은 유럽의 강호들을 상대로 기죽지 않는 공격을 구사하는 대범함도 보여줬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현재는 많이 완쾌된 상태다.
동생인 이다영은 주전 세터 이효희(34, 도로공사)의 뒤를 받쳐줬다. 특히 대회 마지막 경기인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는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대표팀의 막내인 이들은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이자 2014~2015 V리그 최고의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유망주로 평가받은 이들은 육상 국가대표 출신 이주형(50, 익산시청) 감독과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배구 국가대표로 활약한 김경희(48)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란성 쌍둥이인 이재영과 이다영은 부모의 DNA를 물려받아서인지 어릴 때부터 운동신경이 뛰어났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이재영 ⓒ 엑스포츠뉴스
이재영은 "어릴 때부터 우리 모두 운동신경이 좋았다. 그래서 배구를 시작했는데 (이)다영이보다 내가 힘이 좋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공격수로 나섰다. 다영이는 세터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파워는 물론 점프력이 뛰어난 이재영은 '중앙 후위공격'이 가장 자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그랑프리에서는 이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지만 틈틈이 연습 중이다.
이다영은 국가대표 세터 출신인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어렸을 때는 어머니가 많이 충고 해주셨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갈 때부터는 네가 스스로 풀어가라는 주문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막내인 이들은 걸출한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많을 것을 배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레프트 공격수인 이재영은 '월드 클래스'인 김연경과 같은 포지션이다. 이재영은 "김(연경) 언니의 경기하는 모습을 곁에서 보고 있고 영상을 통해 보면서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터인 이다영은 "내가 경기를 하는 도중 흔들릴 때가 있다. (이)효희 언니는 이럴 때 대처하는 점을 알려 주신다"고 밝혔다.
'숙적' 일본과 중국도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대거 포진됐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앞으로 이들과 자주 만나면서 자존심 승부를 펼치게 됐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아쉽게 졌지만 다음에는 우리들이 꼭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은 인천 아시안게임 예선부터 만나게 됐는데 여기에 대비해야 할 것 같아요."
훈련에 임하는 이들의 눈빛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김연경과 양효진(25, 현대건설) 김희진(23) 박정아(22, 이상 IBK기업은행) 그리고 쌍둥이 자매가 이끌어갈 한국여자배구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이다영 ⓒ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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