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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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천만돌파①] '왕의 남자' '광해' 이어 세번째…'사극 전성시대' 정점을 찍다

기사입력 2014.08.10 10:52 / 기사수정 2014.08.10 12:19

박지윤 기자
영화 '명량'이 천만관객을 달성했다. ⓒCJ 엔터테인먼트
영화 '명량'이 천만관객을 달성했다. ⓒCJ 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박지윤 기자] 영화 '명량'이 사극 영화 흥행의 정점을 찍었다.

영화 '명량'의 배급사 CJ E&M은 10일 오전 8시 경 '명량'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한국 영화사에 10번째 1000만 관객 영화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외화 포함 12번째)

무엇보다 '명량'은 '왕의 남자'(2005)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 이어, 조선을 배경으로 한 사극 영화로는 세 번째로 천만 관객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사극 영화는 제작 자체가 쉽지 않다. 사극이라는 특성상 일반 영화에 비해 평균 1.5배 이상의 제작비와 인력이 필요하다. 올 여름 개봉한 '군도: 민란의 시대'와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모두 제작비 150억 원 이상을 쏟아 부은 대작이다. 손익분기점이 최소 400만 관객에 달할 만큼, 보통 수준의 흥행으로는 투자비를 회수하기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최근 영화계에 다수의 사극 영화가 흥행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올 초에는 '역린'이 개봉해 380만 관객을 동원했고, 여름에는 조선 영화 3파전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미 500만 관객을 돌파한 '군도'와 1000만 관객의 '명량' 그리고 입소문으로 서서히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해적'까지 이와 같은 분위기라면 3파전이 아니라 동반 흥행이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천만관객을 달성한 '명량' 이전에는  '왕의 남자'(좌)와  '광해: 왕이 된 남자'(우)가 있었다. ⓒ CJ E&M/시네마서비스
천만관객을 달성한 '명량' 이전에는 '왕의 남자'(좌)와 '광해: 왕이 된 남자'(우)가 있었다. ⓒ CJ E&M/시네마서비스


거슬러 올라가면, 사극 제작의 열풍을 주도한 것은 2005년 '왕의 남자'가 시초였다. 흥행 파워를 자랑하는 스타 없이도 아름다운 영상미와 연기력 등 작품성만으로 10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왕의 남자'는 현재 천만 영화중에서도 '재관람' 열풍이 불었던 거의 유일한 작품이다. 그만큼 블록버스터 성향이 강했던 여타 천만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2012년에는 '광해'가 사극으로는 두 번째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2013년에는 '관상'이 910만 관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 밖에도 '전우치'(2009),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2010),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2) 등 사극 영화는 개봉했다하면 최소 '중박'을 터트렸다. 결국 사극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성격이 강하다.

사극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차적으로는 화려한 의상이나 세트 같은 '볼거리'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극 장르는 부조리한 정치, 답답하고 억눌린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이다.

'광해', '역린', '군도'  모두 과거의 사건을 통해 우회적으로 현실의 모습을 풍자하고자 했다.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치판과 백성을 착취하는 양반들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분노를 느낀다. 억눌린 과거와 현실이 달리지지 않았음을 지켜본다. 그리고 그것에 대항하는 프로타고니스트의 모습을 보며 희열을 맛본다.

이 같은 효과가 절정을 찍은 것이 바로 '명량'이다. 이순신이라는 대한민국의 영웅을 활용해 왜군과의 싸움을 실감나게 재현했다. 거기서 관객들은 분노와 짜릿함을 동시에 느낀다. 우리 역사에 존재한 진정한 '슈퍼히어로'를 바라보는 기분은 마블의 어벤져스 군단과 비교할 것이 못된다.

현재 '순수의 시대', '상의원', '협녀: 칼의 기억' 등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들이 후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사도', '조선명탐정: 놉의 딸' 역시 촬영에 들어갔다. 한창 달아오른 '사극 열풍'은 당분간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명량'으로 정점을 찍은 사극 대작 흥행이 어떤 추이를 나타낼지 관심이다.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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