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두산 베어스 '간판타자' 김현수는 오는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태극마크를 단 김현수는 대표팀 승선이 자연스러울 만큼 꾸준하게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시즌 기록도 꾸준하다. 김현수는 시즌 개막 후 첫 3경기에 무안타로 침묵했다. 첫 홈런포도 15경기 만에 터졌다. 그러나 점차 타격감을 끌어올린 김현수는 6월 2할6푼5리로 타율이 다소 떨어졌던 것을 빼곤 4월(3할1푼3리) 5월(3할5푼8리) 7월(3할2푼7리)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3할1푼 13홈런 68타점.
'꾸준함'의 대명사 김현수. 올시즌 특별한 슬럼프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달랐다. 김현수는 "간간이 슬럼프가 있었다"고 했다. 김현수가 말하는 슬럼프는 '기록'과 무관했다. 팀이 승리하고 많은 안타를 때려도 자신이 생각한 타격 밸런스와 확실한 스윙을 하지 않으면 만족감이 들지 않았다. 김현수는 "안타를 2~3개 때려도 내 스윙이 아니면 만족할 수 없다. 그게 슬럼프"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잘할 때 스스로를 더 채찍질한다. 그리곤 오히려 못했을 때는 스스로에게 휴식을 준다. 이는 좋은 타격감은 길게 유지하고, 슬럼프는 짧게 끊어가려는 방법이다. 김현수는 "잘할 때는 모든 게 좋아 보인다. 그러나 나는 잘할 때 오히려 더 관리하고 스스로를 압박한다. 경기 후에도 상황을 계속 되뇌이면서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하지만 못 쳤을 때는 '아 현수야, 지쳤나 보다'라며 휴식을 준다. 그래야 슬럼프가 짧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김현수가 꼽은 '가장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는 올스타전 직후였다. 김현수는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 참가한 후 연습을 하는 데 몸이 너무 무겁더라. 극복하기 위해 죽도록 연습했는데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다행히 비가 많이 와서 쉬어가면서 슬럼프도 지나갔다. 운이 따랐다"며 웃었다.
무덥게 찌는 여름에도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도 웃음 띤 얼굴로 훈련에 임한다. 체력 유지 비결을 묻자 김현수는 "홍삼 외에 특별히 보양식을 먹는 건 없다. 한약도 먹으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잘 먹지 않는 편. 등치 좋은 사람들이 체력이 좋다. 체력은 타고 난 것 같다"고 웃은 뒤 "규칙적인 생활도 체력 유지 비결이다. 여름이라 아침을 꼭 챙겨 먹는다. 사우나도 피로를 푸는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김현수는 "웨이트를 해야 체력이 보충된다. 대신 웨이트를 하는 만큼 배팅이나 다른 연습은 조금 줄인다. 지금 연습을 하는 것은 실력을 늘리고자 함이 아니라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기술과 힘 중 하나라도 떨어지면 투수를 이길 수 없다"며 매일 자신을 단련하는 김현수. 그의 꾸준함 뒤에는 잘할 때도 긴장을 놓지 않는 자기관리와 노력이 숨어 있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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