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가 세 번째 솔로앨범 'A TALK'로 활동에 나선다. ⓒ 큐브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현아." 현아(22)는 거침없는 가사와 관능미를 한껏 살린 안무로 '빨개요'를 들고 나왔다. 어린 나이로 데뷔한 현아는 섹시한 이미지로 무대를 휘어잡아왔다. '현아'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져 갔지만, 현아의 욕심은 끝없다. '현아' 그 자체에 방점을 찍기 위해 나선 것이다.
현아의 세 번째 솔로앨범 'A TALK(에이 토크)'는 28일 발매될 예정이다. 이미 음악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타이틀곡 '빨개요' 외에도 'A TALK' 'FRENCH KISS' '어디부터 어디까지' 'BLACKLIST' 등 총 5곡이 실린다. '빨개요'를 바라보는 시선은 녹록하지 않았다. 너무 선정적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를 둘러싼 오해의 시작점도 이 부분에서 싹튼다. 각종 루머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아는 무대 위와 아래를 정확히 구분하는 가수였다.
"'빨개요' 후렴구는 누구나 한 번쯤 불러봤을 친숙한 노래예요. 무대를 생각해 만든 맞춤형 곡이에요. 제 장점을 포장한 노래죠. 원숭이띠 현아가 원숭이 노래와 좋아하는 빨간색에 대한 노래를 부르는 거에요." 현아는 여느 곡과 달리 '빨개요' 작업은 사뭇 달랐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을 받아 포장했던 과정이 아닌 자신을 녹여낸 노래에서는 제작 초기부터 할 일이 많았다고 했다.
'빨개요'에 대한 망설임도 있었다. "포미닛이 빨간 의상을 입을 때마다 1위를 해 의미가 있는 색이에요. 평소에 빨간 립스틱, 매니큐어 등도 좋아했죠. 또 가사가 입착 잘 감겨서 좋았지만, 듣는 분들에게 공감대가 없어서 가사 수정도 고민했죠." 현아는 '빨개요'가 자신을 내세운 곡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곡을 받아들이는 입장도 꼼꼼하게 이해하려 노력했다.
현아는 '빨개요'가 자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어갔다. "'빨갛다'라는 것 자체가 정열적이죠. 노래 안에서 포인트가 쉼 없이 나와 세다고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빨개요'를 '핫하고 뜨겁다'라는 느낌으로 봐주셨으면 해요."
그는 앨범 제작 전반에 참여했다. '빨개요'가 최전선에 있는 것을 비롯해 애착이 많이 가는 앨범이었다. "전곡을 무대에서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힙합도 시도해봤는데, 아이돌이 한다는 것이 건방져 보이진 않을까 걱정도 됐죠." 현아는 무대를 꽉 채울 댄스 크루도 뽑았다. 이 또한 전곡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섹시' 혹은 '패왕색'이라는 별명이 붙은 현아. 음악에 대한 진중한 태도만큼은 여느 가수에 뒤지지 않았다. ⓒ 큐브엔터테인먼트
'A TALK'는 포미닛 활동 막바지 때부터 꾸준히 준비한 결과물이다. 집중적으로 손을 댄 것은 4개월가량이었다. 현아는 "다른 앨범과 비교해 준비 기간이 긴 편이었다"면서 "제가 작업한 부분이 많다 보니 어느 트랙이 더 좋은지 꼽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 대신 "나 혼자 좋으면 안되는데…"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냈다.
2007년부터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현아에게는 어느덧 다른 가수 못지 않은 연륜이 쌓였다. 이제 여유가 생길 법도 한데,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유는 없어지는 것 같아요. 잘하시는 가수들이 정말 많죠. 어렸을 때는 어린 것이 무기였지만, 나이가 들어가네요." 이런 압박감을 견디기 위해 "앨범 한 장을 낼 때마다 발전하는 게 하나라도 있으면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고 답했다. 또 'A TALK'를 통해서는 앨범이 제작되는 과정을 이해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덧붙였다.
현아에게는 '패왕색'이라는 별명도 꼬리표처럼 달라붙는다. 한 만화에서 등장한 이 문구는 '절대적인 섹시미'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섹시'는 강한 흡입력인 것 같아요. 주변분들이 스타일링을 해주시고 무대에서도 팬들이 그렇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요. 평소에는 그렇지 않아요. 집중해서 섹시한 표정을 지을 필요가 없는 거죠." 연예인이면 주목받아야 하는 부담이 있기 마련이지만, 현아는 그런 것을 의식하기보다는 부족한 점을 찾는 것에 더 무게를 두는 편이라고 말했다.
현아는 포미닛은 물론 트러블메이커, 솔로 활동으로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는 보일 수 있는 게 많이 소비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버블팝' 활동을 했던 2011년에는 앨범이 9장이 나왔어요. 노래와 뮤직비도오 촬영 등을 소화하는 게 아쉬웠죠. 그만큼 활동할 수 있어 감사하기도 했지만, 앨범 하나에 집중하고 싶기도 했죠. 더 보여드리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렸어요."
일각에선 현아의 이런 행보가 소속사의 밀어붙이기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매 앨범의 콘셉트와 수위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억지로 시킨다면 나쁜 회사죠. 하기 싫은데 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또 하고 싶은 것만 할 수도 없죠. 회사와 조율해서 하고 있고, 좋은 역량을 끼치는 부분이 있으면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현아는 옷을 고르는 것처럼 음악도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으면 주인이 따로 있다고 했다. 무리한 변신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노래와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는 뜻이었다.
'패왕색'처럼 현아에게는 루머와 악성댓글도 뒤따랐다. 지난 6월에도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현아는 의젓하고 프로답게 추스르고 있었다. "어렸을 때는 많이 속상했죠. 마냥 서운하기도 했고요. 하나하나 아파하며 마음 쓰다 보면 제가 저를 좋아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데 누가 저를 좋아하겠어요? 이제는 하는 일을 책임감 있게 하면 팬들은 떠나지 않을 거라고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 아직 결혼 생각을 해본적 없다는 현아는 마지막에도 음악 이야기를 전했다. "음악적인 색깔 등을 부담스럽게 느꼈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예요. 아직 어리기에 겁 없이 해보고 배우고 싶어요. 이번 앨범은 '잘되면 현아가 잘된 것, 못되면 현아가 못한 것'이에요. 욕심보다는 앨범에 참여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세 곡의 무대를 모두 다 할 수 있으면 속이 시원해질 것 같아요."
현아는 겁을 내기보단 더 많이 배우고 시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 큐브엔터테인먼트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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