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기억하는가. LG 양상문 감독은 취임사에서 "그동안 '와신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아픈 기억을 잊지 않는 것. 시즌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LG 트윈스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9-2로 완승을 거두며 전반기를 마쳤다. 선두 삼성에 4연패를 안기며 2연승에 성공, 기분 좋게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하게 됐다. 경기 후 덕아웃에서 만난 양 감독은 밝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전반기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양 감독은 "먼저 삼성 이승엽에게 3점 홈런을 맞고 내준 경기다. 봉중근이 나왔는데 2점 차를 못 지키고 졌다. 두 번째는 (이)동현이가 두산 김현수에게 3점 홈런을 맞은 경기다"라고 이야기했다. 기막힌 역전승, 혹은 예상 밖의 대승을 이야기할 거라는 기대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가 꼽은 첫 번째 아쉬운 경기는 5월 28일 잠실 삼성전이다. LG는 이날 4-2로 리드를 잡았다. 8회 2사까지 이 점수가 유지되면서 승리가 눈 앞에 온 듯했다. 마운드에는 마무리투수 봉중근이 올라왔다. 그는 이승엽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LG는 기세가 오른 삼성에게 9회 2점을 더 주면서 4-7로 졌다. 다음날(29일) 경기까지 내주면서 연패에 빠졌다.
두 번째 아쉬운 경기는 지난달 17일 잠실 두산전. 역시 역전당한 경기다. LG는 8회초까지 6-3으로 앞서다 8회말 동점을 허용한 뒤 9회 민병헌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6-7로 졌다. 이동현이 김현수에게 동점 3점포를 내줬다. 그의 올 시즌 첫 피홈런이었다.
양 감독은 "앞으로도 나와서는 안 되는 경기, 4위 싸움을 위해 놓쳐서는 안 될 경기다"라며 "진 경기를 이야기한 것은 (다 잡았다가) 지는 경기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3점 리드를 8,9회에 못 지키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후반기 전망에 대해 "오지환과 최경철을 빼면 투수들부터 시작해 전체적으로 체력 안배가 잘 되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는 정하지 않고 선수들과 경기 잘 풀다 보면 기회가 올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양 감독의 취임사를 다시 떠올려본다. 그는 "4년 만에 현장에 복귀하는 저로서는 그동안 '와신상담'을 하면서 내가 부족한 게 무엇이고, 성공한 감독들의 장점이 무엇인지는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 혹시 올 기회를 위해 공부를 해 왔는데 그 기회가 왔다.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데,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감독 선임 발표와 함께 쏟아진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었다. LG는 5월 13일 양 감독 취임을 기준으로 전 10승 1무 23패(승률 0.303), 후 25승 21패(승률 0.543)를 거뒀다. 양 감독은 16일 승리 소감으로 "좋지 않은 성적에도 팬들이 응원해주시고, 힘 실어주셨다.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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