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3월6일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쐐기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엑스포츠뉴스=이구아수(브라질), 조용운 기자] 홍명보호의 알제리전은 문제점을 다 열거하기도 난감할 만큼 엉망이었던 경기였다. 하나부터 열까지 삐걱거린 대표팀을 잡아줄 리더가 보이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알제리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2-4로 완패했다.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끌려간 대표팀은 후반 2골을 만회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경기력으로 패배를 뒤집지 못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주도권을 내준 경기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가 없었다. 선제골을 내준 뒤 2분 만에 추가골을 허용한 부분은 그라운드의 리더 부재가 사실이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홍명보호의 평균 연령은 25세다. 홍명보 감독은 이전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함께 지내온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자기가 가장 잘 아는 선수들과 월드컵을 해보겠다는 의사였다.
어린 선수들을 잡아줄 베테랑의 부재는 우려의 목소리를 키웠다. 그때마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노장의 발탁을 거부했다. 결국 중요한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리더의 부재 문제가 발생했고 어김없이 박지성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알제리전 충격을 딛고 회복훈련에 나선 손흥민은 24일 훈련 전 취재진을 만나 그라운드 리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긍정과 부정의 생각을 함께 전했다.
그는 "우리가 어린 팀이고 월드컵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선배의 필요성이 없지 않아 있다"고 베테랑이 없는 현재 팀의 문제에 대해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미 월드컵은 시작됐고 다시 엎지러진 물을 담을 수는 없다는 것이 손흥민의 생각이다.
손흥민은 "언제까지 어린 선수들을 잡아줄 선배들이 팀에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지금은 이런 소모적인 얘기보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벨기에전을 남겨둔 대표팀이지만 알제리전을 패하면서 16강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그래도 손흥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경기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16강을 향한 남은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정신무장을 새롭게 해야 한다"면서 "패배를 빨리 잊고 알제리전처럼 후회를 남기는 경기를 하지 않겠다. 부족하지만 끝까지 응원해주시면 최선을 다해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