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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커버스토리] 마이애미 입성, 홍명보호의 마지막 담금질

기사입력 2014.06.06 22:30 / 기사수정 2014.06.07 23:47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마이애미(미국), 조용운 기자] 무더위를 내뿜는 미국 마이애미, 땡볕 아래 홍명보호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망의 러시아전은 2주를 채 안 남겨둔 상황. 이제서야 23명 모두가 모인 홍명보호는 본격적인 실전 훈련에 돌입했다.

6일과 7일(한국시간) 이틀간, 대표팀은 비공개 훈련을 선언했다. 세트피스 수비와 공격, 세부적인 전술 훈련 등 이제는 러시아전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훈련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대표팀은 이러한 내용의 훈련을 이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각종 변수로 23명의 태극전사들이 모두 모이지 못했다. 파주에서는 부상과 늦은 입소가 발목을 잡았다. 마이애미에 입성한 후 일부 선수들은 때 아닌 감기 증상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태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 정상적인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다. 이제는 '나와의 싸움'은 물론 '모두를 위한 싸움'이다. 남은 기간, 대표팀은 16강 진출을 위한 필승 해법 찾기에 온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호 특명 '섭씨 25도를 지켜라'

홍명보호가 무더위를 내뿜는 마이애미에서 섭씨 25도 지키기에 혈안이다.

대표팀은 고온다습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기온을 온몸으로 받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준비에 여념이 없는 홍명보호가 훈련에서 흘리는 땀과 함께 기후 적응에 진땀을 보이고 있다.

전지훈련지인 마이애미는 철저하게 러시아전에 맞춰져있다. 대표팀의 전지훈련지가 이 곳으로 확정된 것도 오로지 러시아전때문이다. 마이애미는 러시아전이 펼쳐지는 브라질 쿠이아바와 시차가 같고 기후도 비슷하다.

미국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마이애미는 낮 최고 온도가 30도를 넘어서는 동시에 스콜성 장대비가 쉴새없이 내리면서 습도가 70%까지 육박한다.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저절로 흐르는 날씨다. 한국의 한 여름 장마 날씨와 흡사하다.

이를 위해 대표팀은 마이애미에서 독특한 적응 방법을 고안했다.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의 조언 아래 선수들은 숙소에서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고 현지 기온을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에어컨을 키면 숨조차 쉴 수 없는 기온인 밖과 안이 급격히 달라지기에 선수들이 느끼는 적응이 쉽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더욱이 기나긴 시즌을 마치고 장기간 비행과 황열 예방주사까지 맞으면서 면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느끼는 온도차는 더욱 좋지 않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박종우는 "감독님이 굳이 시킨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알고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대성도 6일(이하 한국시간) 훈련 전 취재진을 만나 "숙소에서 컨디션 조절이 어렵다. 에어컨 때문에 안과 밖의 환경이 달라서 온도 조절이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자신의 방은 오히려 편하다. 스스로 이케다 코치의 조언에 따라 각방마다 화씨 77도(섭씨 25도)에 맞추면 된다. 그러나 리조트인 관계로 방을 제외한 곳은 대표팀이 손을 쓸 수 없다. 숙소 안에서 이동할 때 어쩔 수 없이 에어컨 바람을 쐬야하는 상황이라 25도를 지키는 임무가 좀처럼 쉽지 않다.



이제서야 '완전체'된 대표팀, 무슨 일 있었나

홍명보호는 6일이 되어서야 완전체가 됐다. 발등 부상을 안고 있던 홍정호가 복귀하면서 퍼즐이 완성됐다. 모두 모이자 대표팀은 본격적인 전술 훈련이 가능해졌다.

그 전까지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당초 세워놓은 계획이 계속 어긋나고 있었다. 선수 소집부터 엇박자를 낸 구상은 부상자가 생기더니 이제는 컨디션 난조까지 겹치면서 힘겨운 월드컵 준비가 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초부터 월드컵 밑그림을 그렸다. 당초 명단을 발표하려던 날짜보다 하루 앞당겼다. 선수들이 원만한 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예비엔트리 30명이 아닌 최종명단 23명을 발표했다. 준비기간 동안 치러질 경쟁구도가 원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어진 시간에서 24시간이라도 앞당길 만큼 홍명보호의 코칭스태프는 월드컵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선발한 선수들의 몸상태가 불투명했지만 첫 소집일(12일)로부터 모든 선수가 합류할 때(20일)까지 시간 여유가 있었다.

홍명보 감독도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본격적인 훈련은 5월21일이 될 것이다. 그 전에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하고 21일부터 전 선수들이 비슷한 컨디션에서 훈련을 하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소집은 12일이지만 열흘 가량 선수들이 모이고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겠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홍명보호가 그렸던 계획은 단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20일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던 선수 소집은 윤석영의 소속팀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닷새가 지난 25일에야 마무리됐다.

여기에 뜻하지 않은 선수 교체도 벌어졌다. 장기간 선수들의 몸상태를 기록화해 관리하고 있음을 강조했던 대표팀이지만 김진수의 부상 회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박주호로 교체되는 상황을 겪었다. 박주호마저도 부상으로 첫 명단 발표에서 제외됐던 터라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었다.

팀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면서 튀니지와 출정식 경기에서 기대이하의 모습을 보여준 대표팀은 전지훈련에 나서며 페이스를 올리겠다고 선언했지만 사흘을 넘기지 못했다. 에어컨까지 꺼가면서 현지 기후 적응을 시도했으나 기성용과 이청용, 이용, 이범영 등이 감기에 걸려 4일 훈련에 불참했다. 여기에 다친 홍정호는 여전히 팀에서 빠져나와 따로 런닝만 하고 있고 박주호도 런닝에 조금 더 매진하는 상황이었다.

이렇다보니 대표팀은 23명을 발표한지 3주가 넘도록 함께 발을 맞추지 못했다. 지난 3일 23명 전원이 처음으로 한 훈련장에 참가했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하루 만에 상황이 또 달라졌다.

월드컵을 9일 앞두고도 23명이 함께 발조차 맞추지 못한 가운데 대표팀은 5일 예정된 비공개 훈련을 휴식으로 변경했다. 강훈에 이어진 달콤한 휴식이 아닌 어긋난 컨디션 관리에서 온 불가피한 휴식이었다. 판단이 계속 빗나가고 있었다.



앞으로 48시간이 홍명보호의 운명을 좌우한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 축구대표팀은 6일부터 가장 중요한 48시간을 보내게 됐다.

전날 갑작스런 선수들의 미열과 감기 증상을 보여 훈련을 취소했던 대표팀은 달콤한 휴식을 갖고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튀니지전에서 부상을 당해 지금까지 따로 훈련을 하던 홍정호가 훈련에 복귀했고 미열을 호소했던 기성용과 이청용, 이범영 등 5명도 훈련에 참가했다.

이로써 지난달 12일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처음 대표팀이 소집한 이후 처음으로 23명 전원이 훈련에 참여하게 됐다. 비로소 원팀이 되자 홍명보 감독은 이날 훈련을 15분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의 체력과 조직력을 극대화시킬 것으로 다짐했던 홍명보 감독은 모두 모인 이 시점에 가장 중요한 훈련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익일(7일)에는 훈련을 전면 비공개로 선택해 담금질 속도를 올릴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홍명보 감독이 직접 선수들에게 앞으로 이틀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면서 주어진 48시간이 월드컵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공개되지 않는 48시간 동안 홍명보 감독은 세트피스 조직력에 집중한다. 최근 들어 세트피스에서 공격과 수비 가릴 것 없이 흔들리고 있어 문제점을 바로 잡겠다는 생각이다.

이날 훈련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하대성과 김보경은 나란히 "세트피스는 쉽게 골을 넣을 수 있고 내줄 수도 있다. 월드컵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항상 48시간 매니지먼트를 강조했다. 이번에는 다소 의미가 달라졌지만 분명한 것은 홍명보호가 중요한 48시간을 보낸다는 점이다. 이틀 동안 얼마나 세트피스의 조직력을 가다듬고 공수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16강 진출 여부를 가르게 된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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