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투수 손정욱은 3일 마산 넥센전에서 데뷔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 NC 다이노스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예상 밖의 선택이었다. NC가 세이브 상황에서 김진성이 아닌 손정욱을 낸 것은. 손정욱은 여기서 자기 몫을 해내고 데뷔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손정욱은 넥센전 5-3으로 앞서던 9회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자칫 장타 하나면 1점 차로 쫓길 수 있던 시점이었다. 여기서 멀티히트를 '밥 먹듯 하는' 서건창을 상대해야 했다. 그는 다행히 서건창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고 경기를 매조졌다. 데뷔 첫 세이브가 손정욱에게 돌아갔다.
배경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4일 경기 전 "당연히 김진성이 나가야 했다. 그전에 9회 시작과 동시에 (김)진성이를 내려고 했는데, 몸 푸는 과정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하길래 상황에 맞춰서 손정욱을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당사자' 손정욱에게 마무리 상황에 대해 물었다. 그는 "마무리 역할은 처음 해보는 거였다. 긴장하기보다는 새롭다는 기분이었다. 언제 제가 또 1군에서 마지막 투수로 서보겠나"라고 침착하게 대답했다. 또한 "내 역할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세이브)상황보다는 경기에 집중했다. 7회 쯤 캐치볼을 시작했고 8회 불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손정욱은 올 시즌 25경기에 출전했다. 전체 투수 가운데 11번째로 많은 기록이자 팀 내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경기다. 그러면서도 평균자책점 3.38,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7로 준수한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1군 데뷔 2년차.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는 6월은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 딱 좋은 시기다. 손정욱은 체력 문제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체력 관리에 대한 부담은 없다. 체력은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보강 운동을 통해서 보충한다. 선배들이 여름나기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3일 경기에서 서건창을 잡아내는 데 필요한 공은 4개였다. 손정욱은 전부 직구를 던졌다. 하지만 최고 구속은 141km가 찍혔을 뿐이다. 자신있게 공을 던질 수 있었던 이유는 '공 끝'에 대한 자신감이다. 손정욱은 "코치님들이 속도보다 공 끝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스프링캠프 기간에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며 "30m 혹은 50m에서도 '라이너' 성으로 공을 던지는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왼손 불펜 투수들은 경기의 주연이기보다는 조연일 때가 잦다. 당연히 주변의 관심에서도 벗어나 있는 쪽에 익숙할 터. 그러나 이날 손정욱은 방송 인터뷰는 물론이고 취재진들의 질문 세례에도 당황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는 장점을 꼽아달라는 말에 "위기에서 주눅이 들지 않고 던지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하면서도 "사실 성격은 소심하고 낯을 가리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손정욱은 평범한 젊은 선수들처럼 "개인 기록은 필요 없다. 팀이 4강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또 시즌 끝날 때까지 내 역할을 하는 게 목표다"고 이야기했다. 평범한 대답이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그의 역할과도 맥이 통하는 발언이었다. 때로는 '롱 릴리프'로, 가끔은 '원포인트 릴리프'로 등장하는 그에게 한 가지 기록은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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