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마이애미(미국), 조용운 기자] 러시아전이 이제 2주도 남지않았다. 담금질의 속도를 높여도 부족한 시간에 정작 축구대표팀은 최종명단 23명이 함께 모여 훈련조차 못하고 있다.
당초 세워놓은 계획이 계속 어긋나고 있다. 선수 소집부터 엇박자를 낸 구상은 부상자가 생기더니 이제는 컨디션 난조까지 겹치면서 힘겨운 월드컵 준비가 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초부터 월드컵 밑그림을 그렸다. 당초 명단을 발표하려던 날짜보다 하루 앞당겼다. 선수들이 원만한 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예비엔트리 30명이 아닌 최종명단 23명을 발표했다. 준비기간 동안 치러질 경쟁구도가 원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어진 시간에서 24시간이라도 앞당길 만큼 홍명보호의 코칭스태프는 월드컵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선발한 선수들의 몸상태가 불투명했지만 첫 소집일(12일)로부터 모든 선수가 합류할 때(20일)까지 시간 여유가 있었다.
홍명보 감독도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본격적인 훈련은 5월21일이 될 것이다. 그 전에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하고 21일부터 전 선수들이 비슷한 컨디션에서 훈련을 하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소집은 12일이지만 열흘 가량 선수들이 모이고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겠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홍명보호가 그렸던 계획은 단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20일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던 선수 소집은 윤석영의 소속팀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닷새가 지난 25일에야 마무리됐다.
여기에 뜻하지 않은 선수 교체도 벌어졌다. 장기간 선수들의 몸상태를 기록화해 관리하고 있음을 강조했던 대표팀이지만 김진수의 부상 회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박주호로 교체되는 상황을 겪었다. 박주호마저도 부상으로 첫 명단 발표에서 제외됐던 터라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었다.
팀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면서 튀니지와 출정식 경기에서 기대이하의 모습을 보여준 대표팀은 전지훈련에 나서며 페이스를 올리겠다고 선언했지만 사흘을 넘기지 못했다. 에어컨까지 꺼가면서 현지 기후 적응을 시도했으나 기성용과 이청용, 이용, 이범영 등이 감기에 걸려 4일 훈련에 불참했다. 여기에 다친 홍정호는 여전히 팀에서 빠져나와 따로 런닝만 하고 있고 박주호도 런닝에 조금 더 매진하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대표팀은 23명을 발표한지 3주가 넘도록 함께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23명 전원이 처음으로 한 훈련장에 참가했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하루 만에 상황이 또 달라졌다.
월드컵을 9일 앞두고도 23명이 함께 발조차 맞추지 못한 가운데 대표팀은 5일 예정된 비공개 훈련을 휴식으로 변경했다. 강훈에 이어진 달콤한 휴식이 아닌 어긋난 컨디션 관리에서 온 불가피한 휴식이다. 판단이 계속 빗나가고 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