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그는 지난 1월 신년하례회에서 선수단에 노래 세 곡을 추천했다. 노랫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LG 김기태 감독은 올해 1월 신년하례식에서 선수들에게 노래 세 곡을 추천했다. 이 가운데에는 윤태규의 '마이 웨이'라는 곡도 포함되어 있다. 김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한 이때, 노랫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김 감독은 23일 구단을 통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 LG 구단 측은 이날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고 올 시즌 한때 팀 타격 1위에 오르는 등 선수단이 정비돼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믿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까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74승 54패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은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LG는 올 시즌 김 감독이 지휘한 17경기에서 4승 1무 12패에 그쳤다. 순위는 9위로 최하위, 2할대 승률에 머문 팀은 LG가 유일했다. 아직 남은 경기가 많았지만 김 감독은 자진 사퇴를 선택했다. 이 선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확실한 것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점이다. LG는 이제 김 감독 없이 남은 110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 감독은 올해 1월 신년하례식에서 선수들에게 노래 세 곡을 추천했다. 조수미의 '나 가거든', 서영은의 '혼자가 아닌 나', 그리고 윤태규의 '마이 웨이'다. 그는 "목표가 무엇인지는 선수들이 알고 있을 거다. 하지만 목표만 크고 행동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스스로 떳떳할 수 있게 시즌을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위의 세 곡을 추천하며 "이 노래를 들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희망, 간절함을 느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마이 웨이'를 '강력 추천'했다. 그는 "집이나 차에서 시간이 날 때 들어봤으면 좋겠다"라고 부탁했다. 이 곡의 가사는 이렇다.
'아주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다 볼 것 없네 / 정말 높이 올랐다 느꼈었는데 내려다 볼 곳 없네 / 처음에는 나에게도 두려움 없었지만 어느새 겁많은 놈으로 변해 있었어 / 누구나 한 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 / 이제 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 / 내가 가야 할 이 길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 / 일어나 한 번 더 부딪혀 보는 거야'
신년하례회로부터 약 4개월이 흘렀다. 이 노래가 주는 메시지는 아직도 유효하다. 김 감독이 남기고 간 여운이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김기태 전 LG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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