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보다 사실적인 '밀회' 세트장의 비밀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영상미로 주목 받고 있는 '밀회'의 촬영 현장이 사실 대부분 제작된 세트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JTBC 월화드라마 '밀회' 측에 따르면 극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대부분의 실내 장면은 안판석 감독과 이호철 미술감독의 꼼꼼한 지휘 아래 제작된 세트다.

3회에서 선재(유아인 분)가 혜원(김희애)의 발에 묻은 끈끈이를 제거해 주던 화장실. 타일 벽에 눌러 붙은 검은 곰팡이나,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변기, 노랗게 색 바랜 세면장 등은 치밀하게 계산된 설정이다. 미술팀은 체화감을 주기 위해 페인트칠을 하고 벗기기를 반복하거나 커피를 분무기에 넣고 세트에 뿌려 오래된 효과를 더하고 있다.



선재의 다락방 역시 실제 누군가 살고 있는 집처럼 생활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이지만 실상 세트이다. 오래된 벽을 표현하기 위해 칠을 하고 벽을 깨고 요철을 만들어 노출시키는 등의 작업을 거쳤다.

피아노 악보나 집기 등과 같은 소품 역시 오래된 것들을 찾거나 그러지 못할 경우 새 상품에 흠집을 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선재 집과는 달리 호화로운 공간들도 있다. 특히 서회장의 측근들이 모이는 마작공간은 재벌의 고급스러운 취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서영우(김혜은)와 한성숙(심혜진)이 머리채를 붙잡고 싸움을 벌인 고급 화장실이나 서회장 저택의 복도 등 촬영을 위해 호화저택을 빌린듯하지만 모두 제작된 세트다. 서회장의 집을 장식하는 대리석은 데코타일로 저렴한 비용으로 대리석 효과를 보고 있다.



혜원이 아침마다 선재를 보기 위해 자리하는 창문가나 화장대 역시 만들어진 세트로 조명을 이용해 실감나는 현장감을 살리고 있다. 창문 밖에는 풍경 실사 현수막을 갖다 놓고 자연광이 느껴지도록 조명을 설치한다.



화장대 역시 기둥 사이로 들어오는 자연스러운 햇살을 연출해 실제 주택처럼 느껴진다.

'밀회'의 이철호 미술감독은 "안판석 감독은 다른 연출자들보다 미술팀과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앵글이나 소품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는다"라며 "드라마의 설정 상 음모나 이면의 모습을 화면상에 표현하기 위해 기둥을 이용해 앵글을 고려하고 밀도 있어 보이는 세트를 구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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