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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의 플레이볼] '신뢰와 승부사이‘ 투수 교체 희비 갈랐다

기사입력 2014.04.10 22:05 / 기사수정 2014.04.15 16:43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 임지연 기자]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시즌 3차전이 열린 10일 잠실구장. 앞선 두 번의 대결에서 양 팀은 사이좋게 1승 1패씩을 나눠 가졌다. 앞선 2차전 모두 빡빡한 승부였다. 마지막까지 승자를 알 수 없었다. 양 팀은 토종 에이스를 앞세워 위닝시리즈를 노렸다.

팀을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 노경은과 김광현이 맞대결을 벌였다. 두 선발투수는 나란히 5⅔이닝을 소화했다. 두산 노경은은 단 1개 안타로 SK 타선을 봉쇄했다. 4회까지 완벽했다. 노경은은 야수 실책에도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반면 SK 김광현은 제구 난조를 겪으며 잦은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에이스답게 위기에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경기를 운영했다.

6회 교체시점이 다가왔다. 선발 교체 싸움에서 희비가 갈렸다. 노경은은 5회부터 투구수가 다소 많아졌다. 안타를 맞진 않았으나, 경기 초반 좋은 페이스와 분명 달랐다. 팀이 2-0으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2사 후 최정에 볼넷을 내줬다. 이후 스캇과의 싸움에서도 볼카운트를 불리하게 끌고 갔다.

두산 벤치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노경은의 투구수가 90개에도 이르지 않은 데다, 상대적으로 불안한 불펜 상황을 고려하면 노경은을 끌고 가는 게 더 유리한 판단일 수 있었다. 그러나 스캇과 상대 도중 투수를 교체했다. 노경은 대신 좌완 이현승을 마운드에 올렸다. 위기에서 등판한 이현승은 스캇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며 위기에 놓였으나, 후속타자 박정권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동시에 노경은의 승리투수 요건도 지켜냈다.

곧바로 SK에도 같은 상황이 닥쳤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1사 후 양의지에 2루타를 맞았다. 이어 이원석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김재호와 정수빈에 연속 볼넷을 내줬다. SK 벤치는 이미 100구를 넘게 뿌린 김광현이 연속 볼넷을 내주는 과정을 그대로 지켜봤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을 믿었다.

아쉬운 건 그다음 장면이었다.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건 앞서 김광현을 상대로 안타 2개, 볼넷 1개를 기록한 두산 1번타자 민병헌. 특히 민병헌은 지난해 좌완을 상대로 3할5푼9리를 기록할만큼 좌완에 강한 면모를 보인 타자. 절제절명에 위기에서 김광현은 민병헌과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며 버텼으나, 끝내 결국 2타점 좌전 안타를 맞은 후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 송일수 감독은 "원래 노경은을 5회에 교체할 예정이었으나 투구수가 적어 더 끌고 갔다"면서 "노경은을 이현승으로 교체한 시점을 승부처로 봤다"고 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대구 3연전 잘 준비하겠다"는 짦은 소감을 남겼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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