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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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여은 "'세결여' 늘었던 분량, 부담감 물론 있었다"(인터뷰)

기사입력 2014.04.04 08:18 / 기사수정 2014.04.03 17:44

김영진 기자
사진 = 손여은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사진 = 손여은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배우 손여은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실물이 정말 예쁘세요"라고 말하자 손여은은 수줍게 웃으며 "감사해요"라고 대답했다. '세결여' 속 막무가내였던 '채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세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에서 배출해낸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손여은은 아직 종영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쉽기도 하지만 끝나고 나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고. 그러나 '세결여'의 결말은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오은수(이지아 분)의 딸 슬기(김지영)를 괴롭혔던 채린이 정태원(송창의)과 부부로서 잘 지내는 모습, 오은수의 두 번째 남편 김준구(하석진)가 불륜녀였던 다미(장희진)와의 행복한 일상이 그려졌던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결말이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제목부터 '세결여'라 은수가 누구와 세 번째 결혼을 할지 궁금했어요. 결국 자기 자신과 결혼한 은수는 한 여자로서의 자아, 자존감을 찾게 됐어요. 권선징악에 어긋났지만 채린이도 행복한 결말을 맞아요. 물론 슬기에게 한 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지만 채린의 아픈 과거가 있기 때문에 태원이 사랑으로 보듬어줬죠. 행복한 결말이었어요."

극중 채린은 어렸을 적 아버지의 폭력을 보고, 당했기 때문에 슬기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그렇게 큰 잘못이라고 못 느꼈다. 하지만 채린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기 전, 시청자들은 그녀의 행동에 크게 분노했다. 또한 채린의 악행에 '세결여' 시청률도 크게 상승하며 관심을 받았다. 극 중반부는 채린의 이야기가 크게 다뤄졌다.

"사실 저는 극 중반에 비중이 커졌다고 생각하기보다 김수현 작가님이 이야기의 흐름상 채린이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해서 분량이 늘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부담감도 있었죠. 채린이에 대해 해석하는 시간도 오래 걸렸고, 감정이 급변해서 유지하기도 어려웠고. 하지만 최대한 열심히 했어요."

채린이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리얼했는지 시청자들은 그녀의 본래 성격이 채린과 같지 않을까 하고 혼동했다. 이에 손여은은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다"며 웃었다.

"사실 채린이라는 인물은 일반적이지 않아요. 참고할 만한 인물도 없었죠. 오히려 그게 좋았어요. 백지 상태에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면 되니까요. 김수현 작가님도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주셨어요. 채린이에 대한 특징을 정해놓고 시작하지는 않았어요. 극에 몰입하고 캐릭터에 녹아있었더니 채린이 특유의 걸음걸이나 행동 같은 게 나오더라고요. 또, 김수현 작가님이 써준 대본을 철저하게 지켰더니 채린이의 행동에 대한 이유가 나왔어요."



손여은과 김수현 작가의 인연은 MBC 드라마 '구암 허준'에서 시작됐다. '구암 허준'에서 '소현' 역으로 활약했던 손여은을 눈여겨 본 김수현 작가가 이번 '세결여'에 그녀를 캐스팅하게 된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 '세결여' 대본 리딩이 진행됐어요. 처음 김수현 작가님을 뵐 때 너무 떨렸어요. 무척 존경하던 선생님을 정면으로 뵈니까 긴장 되더라고요. 하지만 알고 보니 괜히 어려워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꾸미지 않은 연기가 좋다고 말씀도 해주셔서 힘을 많이 얻었어요. 채린이의 헤어스타일, 외모 같은 것에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애정도 느꼈죠."

'세결여'는 어떤 드라마보다 '결혼'에 대해 현실적으로 접근했고 풀어갔다. 미혼의 '세결여' 시청자들은 우스갯소리로 "결혼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여은 역시 '세결여'를 통해 결혼관이 변했는지 물었다.

"원래 결혼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는 편은 아니었어요. '세결여'를 통해 결국 결혼이라는 건 본인이 생각한 꿈만 가지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자신을 찾지 않은 상태에서의 결혼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은수도 자신의 삶을 찾고 진정한 행복을 찾잖아요? 그런 '세결여'의 결말을 보면서 성숙한 결혼이 하고 싶었죠. 저도 제 자신을 모두 찾은 후에, 내 행복이 확실하다고 짐작될 때 결혼을 하고 싶어요."

기자가 본 손여은은 마냥 예쁘기만 한 배우가 아니었다. 딱히 작품의 시청률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연기에 집중하는 편이었다.

"앞으로 연기를 할 때 채린이가 생각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은 없어요. 연기자가 어떤 옷을 입든 바꾸는 건 당연한 몫이에요. 저도 그러면서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겠죠. 채린이를 굳이 없애고 싶지 않아요.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도 안 하고요. 연기를 하는 건 늘 기대되고 설레요."

연기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손여은은 앞으로도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통해 인사를 드리고 싶다 했다. 영화를 무척 좋아해서 '세결여' 촬영 동안 보지 못한 영화도 보고 싶고, 전공이 피아노인 만큼 피아노도 치고 싶다고 말했다.

"'세결여'를 촬영하는 동안 계속 채린이만 생각했어요. 그것을 시청자분들이 알아주신 것 같아서 정말 행복하고 보람을 느껴요. 호흡을 한 거잖아요. 저는 작품을 하면 최대한 그 캐릭터가 되려고 노력해요. 그러면서 카타르시스도 느끼는 것 같아요.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될게요."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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