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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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을 뛰게 한 이동국 "발등 찢어진 정도는 참고 뛴다"

기사입력 2014.04.03 08:40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10명이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뛰었고 모자르다 싶으면 몸을 날렸다. 투혼이었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하나의 바람이 녹아들었다.

유독 이기고 싶은 상대였다. 3년 동안 쌓아온 고운정과 미운정을 풀 때였다. 어느 누구 하나 달리기를 쉬지 않았다. 나이가 많건 경험이 적건 다리를 다쳤건 얼굴에 힘든 기색 하나 없이 뛰었다.

전북 현대 모터스가 10명이 뛰면서도 앙숙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제압했다. 전북은 지난 2일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저우와의 2013-14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4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10명으로 값진 승리를 따냈다. 후반 정혁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였던 전북이지만 오히려 상대를 더 압박하며 짜릿한 승리를 만들어냈다.

정신력의 승리였고 선봉에는 이동국이 섰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이동국은 위협적이었다. 승리 의지는 90분 내내 엿보였다. 경기 시작부터 앞선에서 압박을 보여준 이동국은 풀타임을 뛰며 공격을 이끌었다. 비록 골대를 2번 맞추며 불운에 울었지만 주장이 직접 보여준 투혼은 전북의 또 다른 힘이었다.

이동국은 경기 후 제대로 걷지 못했다. 그라운드에서 그토록 잘 뛰던 모습과는 달랐다. 믹스트존에서 구단 버스로 이동하는 짧은 거리도 절룩거리며 이동해야만 했다.

이동국은 "점프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상대선수에 발을 밟혔다. 발등이 뚫렸다"면서 "축구화나 양말은 물론 발등까지 찢어졌다. 뚫린 것 마냥 피가 흘러내렸다"고 부상에 대해 설명했다.

본인도 놀랐다. "축구를 하면서 이런 부상은 처음이다"고 말한 이동국은 "자고 일어나봐야 정확한 부상 진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걷지도 못할 정도의 다리로 뛴 이유는 뭘까. 이동국은 "발등이 찢어진 정도는 참고 뛸 수 있다. 경기 중에는 정신력때문인지 아프지 않다"며 "광저우를 이기고 싶었다. 마음 같아서는 많은 골로 꺾고 싶었는데"라고 투혼을 보여준 이유를 설명했다.

이동국의 행동은 전북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경기 후 김남일은 "발이 불편한 (이)동국이도 뛰는데"라는 말로 포기할 수 없었음을 전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이동국 ⓒ 전북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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