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자신감과 여유를 보이던 위르겐 클롭(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클롭 감독이 이끄는 도르트문트는 3일(한국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3-14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도르트문트는 4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3점차를 극복해야 하는 부담감마저 생겼다.
경기 전 클롭 감독은 특유의 자신감을 보였다. 주변에서는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공백을 우려했지만 정작 본인들은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우리가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경기 템포"라면서 "헨릭 음키타리안, 아우바메앙, 마르코 로이스 등이 발 끝 감각이 좋다"며 공격진에 신뢰를 보냈다.
그의 말대로 공격진은 그대로 편성됐다. 최전방은 아우바메앙이 맡았고 음키타리안과 로이스가 케빈 그로이스크로츠와 함께 레알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레알의 파상 공세에 맞서 빠른 역습을 내세웠지만 잇다른 실책과 빈약한 골결정력을 보이며 자멸했다.
공격에서는 마무리가 아쉬웠다. 0-2로 뒤진 후반 10분 음키타리안은 골문 앞까지 침투, 좋은 찬스를 맞이했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어 후반 15분에는 로이스가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넘어 서기 전 페페가 막아냈다. 여기에 최전방 아우바메앙까지 제 역할을 못하면서 클롭 감독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수비는 실책이 빗발쳤다. 잇다른 실수들은 가차 없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7분 이스코의 추가골 과정에서는 안일한 수비가 원인으로 부각됐다. 수비하는 과정에서 도르트문트는 제대로 공을 걷어내지 못했고 이는 곧 이스코의 오른발 슈팅으로 전개돼 레알과의 점수차는 2점으로 벌어졌다.
후반 12분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역사적인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골 타이의 희생양이 됐다. 루카스 피스첵(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실책이 컸다. 피스첵이 연결한 패스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에게 차단 당했고 곧바로 연결된 패스를 받아 호날두가 마무리해 쇄기골을 기록했다.
경기 내내 답답한 흐름으로 목이 터져라 선수들을 독려하던 클롭 감독도 수비진들의 어이 없는 실책에 모자를 쓴 채 답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보루시아 도르트문트 (C) 도르트문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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