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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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황금무지개', 뻔한 권선징악의 한계 남겼다

기사입력 2014.03.31 07:21 / 기사수정 2014.03.31 07:55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선한 이는 복을 받고 악한 이는 벌을 받는다. 유이는 황금수산의 회장이 됐고 조민기는 모든 것을 잃고 정신병원에 수감됐다. 권선징악의 법칙을 그대로 따랐다.

30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 마지막회에서는 정심(박원숙 분)의 뜻에 따라 황금그룹의 안주인이 된 백원(유이)이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람을 넷이나 죽인 악인 진기(조민기)는 감옥에 갔다 정신병원에서 비참하게 몰락했다.

이날 진기는 자수를 권유하는 아들 도영(정일우)의 말을 무시하고 백원을 납치해 감금했다. 이를 알고 찾아온 도영은 진기가 죄를 뉘우치길 바라며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았다.

3년 뒤, 죽은 줄만 알았던 도영은 하반신 마비가 됐지만 백원의 곁에서 행복한 일상을 보냈다. 정신을 잃고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그간 황금수산을 차지하기 위해 진기와 합세해 악행을 벌였던 천원(차예련) 역시 자신을 키워준 영혜(도지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영혜 역시 눈물을 흘리며 천원을 포옹했다. 만원(이재윤)은 화란(이희진)과 결혼해 예비 아빠가 됐다.

진기를 뺀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았다. 마지막 신에서 도영과 백원, 백원과 정으로 뭉친 일곱 남매는 하늘의 무지개를 보며 앞날의 희망을 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뻔했다. 선악의 이분법적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전형적인 내용이 아쉬움을 남겼다. 착한 백원과 악한 진기의 대립은 진부했고, 악인 서진기의 파멸도 쉽게 예상할 수 있어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마지막회에서 보여준 억지 감동과 작위적인 설정도 실망스러웠다. 아무리 3번의 큰 수술을 겪고 3년의 시간이 흘렀다지만 머리에 총을 맞고 심장 박동을 멈춘 도영이 다시 살아난다는 결말은 황당했다.

이 드라마는 시작 전부터 손영목 작가의 전작 '메이퀸'과 흡사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부모를 잃은 여주인공이 고난을 헤치고 행복을 맞이하는 점, 가난한 여주인공이 알고 보니 재벌 집 딸이라는 출생의 비밀까지 비슷한 구석이 많았다. 김유정, 서영주, 김동현 등 아역들이 그대로 등장한 것도 '메이퀸'의 잔상을 진하게 느끼게 했다.

다행히도 극이 진행될 수록 해주에 초점이 맞춰진 '메이퀸'과 달리 아버지 한주와 일곱 남매의 끈끈한 가족애를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메이퀸'의 향기를 완전히 지우진 못했지만 '황금무지개'만의 정체성을 조금씩 살려나갔다. 막바지에 접어든 뒤 진기와 백원의 역전된 관계는 권선징악 특유의 카타르시스를 안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진부했던 막장 요소들과 부족한 개연성 탓에 드라마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졌다. 주인공인 백원이 수산으로 성공하는 모습보다 진기, 천원 등과 주식 싸움을 벌이는 과정이 더 비중있게 그려진 것도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10% 초중반의 나쁘지 않은 시청률에도 후반 경쟁작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 KBS '정도전' 등에 밀리며 체면을 구겼다.

막장 논란을 조금이나마 감소시킨 것은 중년 배우들의 호연 덕이었다. 도지원, 김상중, 조민기, 안내상, 김혜은 등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무게를 실었다.  정일우와 유이, 이재윤, 차예련 등도 자신의 캐릭터를 무난하게 소화했다. 초반 아역들의 연기도 나무랄 데 없었다.

'황금무지개' 후속으로는 이동욱 이다해 주연의 '호텔킹'이 4월 5일 오후 9시 55분 첫 방송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황금무지개 정일우 유이 조민기 차예련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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